
토크쇼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로이터]
미국 CBS 방송이 심야 방송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달리는 토크쇼 폐지를 갑작스럽게 발표한 배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CBS의 간판 프로그램인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의 폐지 결정을 놓고 인터넷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점수를 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확산 중이다.
CBS가 갑작스럽게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한 것은 방송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는 농담을 반복하는 토크쇼 진행자 콜베어를 퇴출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는 이야기다.
시청률 1위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겠지만, 방송사 입장에선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정황증거도 제시됐다.
CBS의 모회사인 파라마운트가 할리우드 스튜디오 스카이댄스 미디어와 추진하는 84억 달러(약 11조7천억 원) 규모의 합병안이 성사되기 위해선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합병이 원만하게 승인될 수 있도록 최고 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한 목적으로 토크쇼를 희생시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CBS는 이달 초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1천600만 달러(약 217억5천만원)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대선 기간 CBS의 간판 시사 프로인 '60분'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하게 편집한 인터뷰를 내보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CBS는 당초 "근거가 없다"고 맞섰지만,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꿔 거액을 지불키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콜베어는 지난 14일 방송에서 CBS와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 사실을 거론하면서 '거액의 뇌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야당인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CBS의 모회사가 트럼프에게 1천600만 달러를 지불한 뒤 콜베어의 토크쇼까지 취소했다. 정치적 이유가 있었다면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며 의회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BS는 토크쇼 폐지 결정은 모회사의 합병과는 무관하다면서 해명에 나섰다.
CBS는 성명을 통해 "심야 방송이 직면한 어려운 재정적 환경에 따라 폐지를 결정한 것으로 프로그램 내용이나 모회사 파라마운트와는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심야 토크쇼의 제왕으로 불렸던 데이비드 레터맨이 2015년 은퇴를 선언한 뒤 후계자가 된 콜베어는 지난 10년간 레이트쇼를 진행했다.
콜베어는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보수진영 정치인과 유명인에 대한 풍자로 인기를 끌었다.
레이트쇼는 내년 5월까지 방송되고, 이후에는 후속 진행자 없이 프로그램 자체가 폐지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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