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맹은 때리며 대중 유화기조
▶ 참모들에 “우호적으로 싸우겠다”
▶ 통제 완화 이은 H20 수출 재개
▶ 중국발 펜타닐엔 “사형” 강경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5월 ‘제네바 합의’에 따라 다음 달 12일로 정해진 대중국 관세 휴전 종료를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본 등 동맹을 포함해 주요 교역국에 ‘고율 관세’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과 달리 유독 중국에는 유화 기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연일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16일 블룸버그통신이 백악관 내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90일로 정했던 미중 무역 휴전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놓고 내부 논의를 벌이고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최근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중국과의) 무역 휴전 종료 시한은 (확정된 것이 아니라)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최근 미국 행정부 안에서 중국에 가장 유화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그가 최근 참모들에게 자신이 1기 행정부 때 시 주석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음을 강조하고, 중국과 싸우더라도 ‘우호적인 방식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중국에 최대 145%의 관세를 부과하며 압박했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외신들은 쇼맨십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태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금지했던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H20의 중국 수출 재개를 ‘깜짝’ 승인한 배경에도 정상회담 성사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제네바 합의 이행을 목적으로 6월 영국 런던에서 프레임워크를 맺은 후 트럼프 대통령은 제트엔진 등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를 완화하고 반도체 설계 사용 제한 조치를 푼 데 이어 H20 수출 재개라는 선물을 안긴 것도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마약 대응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에서 (합성 마약인) 펜타닐을 만들어 미국으로 보내는 사람에게 사형이 내려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펜타닐의 치명적인 밀매를 모두 중단하라’는 명칭의 법안에 서명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동맹인 일본, 유럽연합(EU) 등에는 고율 관세를 때리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살만 빈 하마드 알칼리파 바레인 왕세자 겸 총리와의 회담 중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그들(일본)과 협상하고 있지만 내 생각에 아마도 일본과는 서한대로 갈 것 같다”고 답했다. 참의원(상원) 선거에 고전 중인 이시바 시게루 정부가 농산물 시장 개방 등 무역 합의에 나설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일본에 통보한 25%의 상호관세를 그대로 부과하게 될 것 같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미국과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일본 정부 부대변인인 아오키 가즈히코 관방 부장관은 17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의도에 대해 언급을 삼가겠다” “미국과의 협의를 계속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한편 인도와의 협상 타결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리얼 아메리카스 보이스’와의 인터뷰에서 “협상 중이지만 인도와 매우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인도 무역 협상단이 미국에 체류 중인 가운데 인도는 인도네시아(19%)와 베트남(20%)보다 유리한 관세율을 요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4월 주요 교역국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며 인도에 대해서는 26%의 관세율을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브릭스(BRICS) 회원국에 10%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최종 관세율이 어떻게 정해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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