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
시애틀 시의회가 임대료 상승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온 렌트 설정 소프트웨어 ‘리얼페이지(RealPage)’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 법안은 11일 시의회 주거위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했으며, 오는 17일 본회의 표결이 예정돼 있다.
문제가 된 리얼페이지는 전국 주요 부동산 관리 회사들이 사용하는 유료 소프트웨어로, 여러 건물주의 내부 임대 데이터를 수집해 알고리즘을 통해 적정 임대료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반 공개되지 않는 민감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동일 지역 내 여러 건물주들이 같은 플랫폼을 사용함으로써 사실상 담합 효과를 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법안을 발의한 캐시 무어 시의원은 “주거비 위기 속에서 시민들이 내쫓기지 않도록 돕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가진 수단은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안은 리얼페이지처럼 계약 기반으로 운영되며, 비공개 데이터를 활용해 임대료를 제안하는 소프트웨어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반 시 세입자는 건물주를 상대로 건당 최대 7,500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법안은 올해 초 워싱턴주 주의회에서도 발의됐으나 통과되지 못했다. 시애틀은 샌프란시스코 등 일부 도시들에 이어 이 같은 소프트웨어를 규제하려는 또 다른 도시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 다가구주택협회(WMFHA)는 법안에 반대하며 “법적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졸속 입법은 안 된다”며 “진정한 해결책은 주택 공급 확대이지 가격 통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차인 권익 단체들은 적극 지지 의사를 밝혔다. 시민단체 ‘Be:Seattle’의 케이트 루빈 대표는 “주거 위기의 여러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알고리즘 기반의 임대료 책정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리얼페이지 측은 “소프트웨어는 시장 논리에 따라 때로는 임대료 인하를 권고하기도 한다”며 담합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대변인 제니퍼 보콕은 “우리의 기술은 임대 시장 전체에 이익이 되는 경쟁적인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법적 대응 가능성도 시사했다. “현재로선 모든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리얼페이지는 자사 플랫폼이 공공 정보뿐 아니라 익명 처리된 민간 정보를 포함해 임대료를 산정한다고 밝혔으며, 이 중 약 30%가 비공개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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