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명 회원들 낭송…엄경제ㆍ김소희 시인 출간 및 수상 축하도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들이 지난 12일 개최한 ‘문향의 뜨락 시애틀 글 낭송회’에서 참석자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시애틀문학회: 회장 박보라)가 지난 12일 벨뷰의 루이스 크릭 방문객 센터에서 개최한 ‘문향의 뜨락 시애틀 글 낭송회’는 그야말로 ‘낭송에서도 느껴지는 문학의 향기’가 진하게 전해졌다.
글이란 형태로 쓰여져 문학이라는 그릇에 담겨졌던 작품들이 말의 형태로 무대에 올려져 색다른 맛과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행사의 1부라고 할 수 있는 첫번째 순서는 엄경제 회원의 첫 시집 <그게 그리 어렵나>의 출간기념회로 치러졌다.
시애틀문학회에서 몇 안되는 남성 회원으로 협회의 기둥 역할을 자처해온 엄 시인은 자신이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고, 세탁소 비지니스에서 오랫동안 몸 담으면서 작품을 써왔던 자신의 창작에 대한 소회를 솔직하게 드러내 깊은 울림을 전했다.
지금은 은퇴를 했지만 세탁소에서 와이셔츠 작업을 위해 3~4시간씩 반복된 작업 속에서 머리로 그려졌던 작품 구상, 그리고 다른 시인들처럼 제목을 먼저 달아놓고 시어를 써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한줄 한줄 써내려간 뒤 마지막에 제목을 다는 시작(詩作) 법까지 소개하며 공감을 일으켰다.
엄 시인은 “늘 불안한 상태로 시를 써왔는데 협회 활동을 10여년 하다보니 다른 선생님들의 격려 등에 힘입어 시집을 내게 됐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이번 시집에서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숨져진 질문들 ▲인연 속에서 오고가는 타인에 대한 외침 ▲인간으로서 바르게 살아가고자 하는 고민 등을 담았다고 말했다.
김순영 회원과 안예솔 회원은 엄 시인의 시집에 담겨진 작품 한 점씩을 낭송했다.
2부 행사는 협회 회원 가운데 올해 가장 큰 상을 받은 김소희 시인의 수상 축하자리였다. 김 시인은 재미시인협회(회장 지성심)와 충북 옥천문화원이 공동으로 제정한 ‘정지용 해외문학상’의 제4회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유명 문학상인 정지용 해외문학상은 한국 현대시의 선구자 정지용 시인의 시 정신을 세계 속에서 계승하고 재외 한인 시인들의 문학 창작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박보라 협회 회장으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은 김 시인은 “모국어로 시를 쓴다는 것은 이민자의 삶에서 나의 정체성과 기억을 지켜내는 일이었다”며 “정지용 시인이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가 두렵고 설레지만, 시를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 시인은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면서 “협회 회원 선생님들을 따라 왔는데 이런 수상까지 하게 된 만큼 앞으로도 선배들을 따라 문학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문향의 뜨락, 시애틀 글 낭송회’에 올려진 작품은 시(동시포함) 5편, 수필 6편, 엽편소설 2편 등 모두 열세개였다.
시부문에서는 이춘혜 <기억이란>, 김소희 <검은 새가 있다>, 이원정 <달님에세 보내는 편지>, 신인남 <장미 아씨와 청개구리>, 신혜숙 <등화채>가 낭송됐다. 시인들은 자신의 목소리로 낭송한 뒤 독자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시에 담으려고 했던 생각과 언어의 은유, 그리고 그 안에 녹아있는 삶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수필 부문에서도 이복희 <움직이는 집> , 신고은 <덜어내는 용기>, 최은희 <모든 게 빛나는>, 엔젤라 김 <내 생애 첫 기억>, 박영호 <점집>, 문해성 <로즈라테 후폭풍> 등이 무대에 올려졌다. 작가들이 써서 읽는 작품을 통해 그들의 삶과 여정 등을 느낄 수 있었다.
‘짧은 소설’인 엽편소설 부문에선 김용주씨가 <잃었거나 아니거나>, 박보라 회장이 <사소한 동그라미>를 낭송했다.
박보라 회장은 “올해도 음악ㆍ영상ㆍ사회 등 3가지가 없고, 단지 작가와 작품ㆍ독자 등 3가지만 있는 행사로 준비했다”며 “작품 낭송에 참여해준 회원과 오늘 행사에 찾아준 분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학과 음악을 사랑하는 엘리엇 김씨와 최병식, 재미수필문학가협회 한영 회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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