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어팩스 카운티 소방국 구조대가 연못에 빠져 떠있는 한인 고 모 씨를 구조하려 하고 있다. 원내는 911에 신고한 이수영씨.
지난 9일 새벽, 버지니아 센터빌에 위치한 엘라노어 로렌스(Ellanor C. Lawrence Park)에서 한인 여성 고 모 씨가 연못에 빠져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기적처럼 구조되는 일이 발생했다.
마침 공원을 산책 중이던 워싱턴한인마라톤클럽 소속의 이수영(센터빌 거주) 씨가 이를 발견하고 즉시 911에 신고, 귀중한 생명을 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씨는 사건 당일 새벽 5시30분경 공원을 걷던 중 연못에 사람이 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본보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새벽에 공원에 갔다가 연못에 사람이 빠져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죽었는지 모르겠다”며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이어 그는 “눈동자가 움직이는 듯 같아 급히 911에 신고했지만, 혼자서는 끌어올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경찰에게도 목격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연락처를 남기고 현장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 씨에 따르면 신고를 받고 약 10분 후 소방차와 응급차가 먼저 도착했고 이어 경찰차 10대가 와서 구조 활동이 펼쳐졌다. 익사할 뻔했던 여성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음날인 10일, 이 씨는 구조된 여성의 가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가족은 “생명을 구해줘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병원에서 퇴원하면 찾아뵙고 감사 인사를 전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씨는 “나는 물에 떠 있는 사람이 백인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한인 분이셨다”면서 “예전엔 딸과 함께 사건이 발생한 공원에 자주 갔었는데, 그날은 4-5년 만에 혼자 산책하러 간 날이었다. 내가 그곳에 있었던 것도, 그 순간 그 분을 발견한 것이 아직도 미스터리이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이 씨가 워싱턴한인마라톤클럽 단체방에 공유하자, 일부 회원들은 “올해 연말 파티 때 이수영 씨가 선행상에 당첨됐다”며 훈훈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마라톤클럽의 또 다른 회원은 “이수영 씨가 큰일을 하셨다”면서 “그 분을 살리려고 그 새벽에 하늘이 뭔가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구조된 여성의 정확한 건강 상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가족과 연락이 닿은 점으로 미뤄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침착하게 대응하고 신속하게 신고한 이수영 씨의 행동이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한인들은 그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
이창열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