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복음주의 신학교인 ‘풀러 신학교’(Fuller Theological Seminary)가 동성 결혼을 포함한 ‘성소수자’(LGBTQ) 이슈에 대해 기존의 전통적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지난 18일과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수년간 이어진 내부 논의 끝에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언약’이라는 신학적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성실한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도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하며 신앙인 간 견해 차가 있을 수 있음도 인정했다.
데이빗 고틀리 총장은 이사회 회의 후 회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풀러 신학교는 역사적으로 이념의 양극화를 피하려 해왔다”며 “우리는 지금도 또 다른 길, 풀러만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셜리 멀렌 이사장도 “이번 결정은 수년간 기독교 내 분열과 신학교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 끝에 내려진 것”이라며 “우리는 양극단의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분법적 구도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고 복음의 풍성함으로 사람들을 초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풀러 신학교는 미국 내 여덟 번째로 큰 신학교이며, 특정 교단에 속하지 않은 신학교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다. 현재 전임 교수진은 모두 ‘결혼은 남성과 여성 간의 언약’이라는 신앙고백서에 서명하고 학교의 공동체 기준을 따를 것에 동의해야 한다.
한편 풀러 신학교는 감리교, 성공회, 침례교, 루터교, 오순절 교단 등 다양한 교단 출신 교수진과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교수진 중 일부는 LGBTQ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교회에 소속되어 있기도 하다.
이번 결정에 앞서, 풀러 신학교 내부에서는 성 윤리와 관련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제3의 길’도 논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에는 신학교 내 학술 태스크포스가 동성 관계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담은 초안을 공유하며 제도 변경을 본격적으로 검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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