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세 이상 운전면허 갱신, 무엇이 달라졌나
▶ 가주 DMV, 노년 운전자 필기시험 면제 결정
▶ 2건 이상 사고·DUI 등 벌점 부과시는 의무화
지난해 10월부터 캘리포니아 주 차량국(DMV)이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의 운전면허 갱신 시 필기시험을 면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고령 운전자들은 더 이상 정기적으로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캘리포니아에서는 70세 이상 운전자들이 운전면허를 갱신할 때마다 일정 주기로 필기시험을 치러야 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필기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시험 방식이 컴퓨터 기반 디지털 형식으로 전환되면서 시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로 인해 한인 시니어들뿐 아니라 미국 전역의 많은 노년층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낭패를 보는 사례가 속출했다.
필기시험 면제는 교통법규를 성실히 지켜온 시니어 운전자들에게 해당된다. DMV는 2024년 9월 발표를 통해, 최근 교통법규 위반 기록이 없는 70세 이상 운전자들에 대해 필기시험 면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DMV 스티브 고든 국장은 “운전면허 갱신 시 불필요한 대기 시간과 DMV 방문 횟수를 줄여 고객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것이 이번 조치의 목적”이라며, “그동안 필기시험은 법이 아닌 정책 수준에서 요구되었던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고령 운전자가 필기시험을 면제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2년 이내에 두 건 이상의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3년 이내에 세 건 이상의 사고가 있었던 경우, 최근 2년 내 음주운전(DUI)으로 인해 면허가 정지되었거나 벌점이 1점 이상 부과된 운전자는 여전히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면허 갱신이 가능하다.
또한, 70세 이상 운전자는 면허 갱신 시 반드시 DMV 사무실을 방문해 시력검사를 받고, 새로 운전면허 사진을 촬영해야 한다. 이는 온라인으로 면허를 갱신할 수 있는 젊은 층과는 차별화된 절차이며, 고령 운전자들의 안전한 운전 여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 조치는 특히 한인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한인 시니어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영어 시험에 대한 부담, 컴퓨터 사용에 대한 익숙하지 않음, 번역의 부정확성 등으로 인해 면허 갱신 과정에서 낙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유니언 운전학교 이석범 대표는 “팬데믹 이후 필기시험 난이도가 눈에 띄게 올라갔고, 많은 한인 어르신들이 시험에서 떨어져 좌절을 경험했다”며 “이번 DMV의 결정은 시의적절하고 환영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교통법규를 성실히 지켜온 분들이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반복해서 시험을 봐야 하는 것은 부당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캘리포니아 차량법 12806조에 따르면, 특정 질병이나 의학적 상태로 인해 운전 능력이 저하된 경우 DMV는 운전면허를 정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의식을 잃는 발작을 유발하는 질환, 최근 3년 내 혼란 상태를 동반한 의식 상실 경험, 알츠하이머병, 치매, 백내장, 황반변성, 당뇨병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복용 중인 약물이 졸음이나 어지럼증, 시야 흐림을 유발할 경우에도 운전 적합성 여부를 다시 평가받을 수 있다.
DMV의 이같은 정책 변화는 고령화 사회에 발맞춘 유연한 행정 대응으로 해석된다. 사고나 위반 이력이 없는 시니어 운전자들이 보다 수월하게 면허를 갱신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안전장치를 유지해 공공의 안전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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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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