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 합의 막전막후…FT “미중 재무장관 회동서 물꼬”
▶ “관세전쟁으로 두 나라 모두 궁지 몰려”
▶ “미국이 먼저 물러선 것” 평가도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미중 협상에 나선 미국 재무부 장관 차량 행렬 [로이터]
풀기 쉽지 않을 것 같던 미·중 무역 갈등이 깜짝 합의로 반전되면서 이번 합의의 막전 막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상보다 빨리 합의에 도달한 것은 두 나라 모두 이번 관세전쟁으로 궁지에 몰려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이 먼저 물러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주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중 관세 합의가 있기 3주 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본부 건물 지하에서 미·중 고위급 비밀 회담이 있었다고 1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IMF·세계은행 춘계회의에 참석 중이던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장관)을 만나 교착상태에 이른 두 나라 무역 갈등을 풀기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고 FT는 전했다.
이 회동은 보도된 바 없으나, 관세전쟁이 시작된 후 미국과 중국 고위급 인사 간 첫 회담이었고 이후 제네바 합의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FT는 미·중 간 기싸움에서 '누가 먼저 물러섰는지'가 향후 협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양측 모두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중국과 관세전쟁을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어제 우리는 중국과 (무역) 관계의 완전한 재설정(total reset)을 이뤘다"며 승리를 주장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 편집장 출신의 관변 논객 후시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협상은 "중국의 위대한 승리"라고 평가했고 중국의 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은 이번 합의를 두고 "미국이 겁을 먹었다"고 주장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이 관세를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큰 폭으로 인상함으로써 오히려 역효과를 냈을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먼저 물러섰다"면서 "미국은 타격을 받지 않고 거의 무한정 관세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럴 수 있다는 건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측은 각각 상대방이 관세에 더 취약하다고 주장했지만, 제네바에서 관세 완화에 급히 합의한 것을 보면 무역전쟁으로 양측이 심한 고통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양대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은 중국에는 일자리 손실을, 미국에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상품 부족의 리스크를 안겨줬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의 크레이그 싱글턴은 "이번 협상이 빨리 타결돼 놀랐다"며 "양측 모두 드러난 것보다 경제적으로 더 궁지에 몰려 있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큰 폭의 관세 인하에 합의했지만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여전히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합의 이후에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총 관세는 약 40%, 미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의 관세는 약 25%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이라고 봤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 스콧 케네디는 "미·중 무역 협상은 롤러코스터처럼 진행될 것"이라면서 "시장은 일시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지만 숲(위기)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욕 콘퍼런스 보드의 알프레도 몬투파르-헬루 중국센터 소장은 중국 업체들은 미국이 부과한 145% 관세를 극복하기가 불가능했겠지만 30%로 낮아지면 대부분의 중국산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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