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5월8일 ‘2차 대전 전승절’로 선포에 “8월15일이 전승절” 반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현충일인 재향군인의 날을 1차 세계대전 전승절로 기념하겠다고 선포해 논란이 됐다.
2일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11월 11일을 '1차 세계대전 승리의 날'로 명명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미국에서 11월 11일은 퇴역한 군인을 기리는 재향군인의 날로 기념되고 있다는 것이다.
1차 세계대전 직후 재임 중이었던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은 11월 11일을 '정전기념일'로 선포했지만, 1954년 연방 의회가 미군에 복무한 모든 퇴역군인의 애국심을 기리겠다는 의미를 담아 '재향군인의 날'로 명칭을 바꿨다.
미국의 많은 공휴일 중에서도 재향군인의 날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지난 1971년 연방의회가 3일 연휴를 보장하기 위해 재향군인의 날을 10월 네 번째 월요일로 옮기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여론의 반발로 다시 11월 11일로 기념일이 복원됐을 정도다.
당시 미국 보훈부는 "11월 11일을 기념하는 것은 수많은 국민에게 역사적, 애국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대로라면 지금까지 재향군인의 애국심을 기렸던 11월 11일의 성격은 1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날로 바뀌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두 차례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기념하는 방법을 아는 지도자가 없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기념하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다시 미국의 승리를 기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1차 세계대전 전승절과 별도로 매년 5월 8일을 2차 세계대전 전승절로 기념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도 논란이 됐다.
5월 8일은 1945년 나치 독일이 연합군에 항복한 날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와 폴란드 등은 매년 5월 8일을 유럽 전승절로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연합군은 나치 독일이 항복한 이후에도 태평양에서 일본과 전쟁을 이어 나갔다.
미국은 1945년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각 원자폭탄을 투하했고, 구(舊)소련은 일본 점령지인 만주로 진격했다.
MSNBC 앵커 출신인 키스 올버먼은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가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날은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항복했을 때"라며 "트럼프는 완전히 바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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