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트럼프 운하 통제권 환수 위협 속 ‘애국심 부각’ 분위기 물씬

파나마 운하 이양 25주년 기념식 참석한 물리노 대통령[로이터]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미국으로부터 넘겨받은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31일(현지시간) 파나마 운하 일대에서 열렸다.
파나마 대통령실과 파나마운하청(ACP)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양 25주년을 맞아 호세 라울 물리노 대통령을 비롯해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전 대통령, 마리아 에우헤니아 로페스 대법원장, 호세 라몬 이카사 운하부 장관, 리카우르테 바스케스 모랄레스 파나마운하청장 등이 참석했다.
일반 시민도 파나마 국기를 손에 들고 대거 자리하는 등 전반적으로 애국심을 부각하는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현지 일간 라프렌사파나마는 보도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파나마 운하 운영 과정에서의 역사적 성과를 조명하는 한편 태평양∼대서양 간 항로의 중립적 관리 보장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운하는 영원히 파나마의 손에 놓여 있을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비전을 품고 미래를 바라보며 앞으로의 도전에 정면으로 맞서자"고 말했다.
이는 다분히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환수 가능성을 들고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견제하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파나마 운하는 미국 경제와 국가안보에 핵심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미국에 중요한 국가 자산", "파나마가 과도한 운하 사용료로 우리한테 바가지를 씌운다", "파나마 운하를 정성스레, 하지만 불법으로 운영하는 중국의 훌륭한 군인들" 같은 파나마 영토 주권을 위협하는 듯한 언급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파나마 주민들은 트럼프 얼굴 사진이 새겨진 현수막을 불에 태우는 등 강하게 반발했고, 물리노 대통령도 "1㎡도 내 줄 수 없다"며 트럼프를 성토했다.
파나마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1977년 협약을 통해 파나마 운하 통제권 이양에 결정적 역할을 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파나마 운하를 전 세계에서도 모범적인 지역으로 만든 장본인"이라고 강조하면서, 이틀 전 별세한 고인에게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전 세계 해상무역 핵심 통로로 자리한 파나마 운하는 1914년 처음 개통됐다.
미국이 파나마와 조약을 맺어 건설한 뒤 80년 넘게 관리·통제하다가 1999년 12월 31일 정오를 기해 파나마에 운영권을 넘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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