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네마 화제 인물
▶ 스티븐 오 ‘XM2’ 대표
▶특수 항공 촬영의 대가
▶미션 임파서블·007 등 크루즈 절벽 모터사이클도

스티븐 오 XM2 대표가 남극 지역 촬영 중에 자신의 회사가 특수 촬영을 위해 개발한 드론 뒤로 서 있다. [스티븐 오 대표 제공]
“100kg 드론으로 원하는 장면을 안전하게.”
할리웃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2023)에는 두고두고 이야기될 장면이 있다. 주인공 이선 헌트(톰 크루즈)가 벌판을 모터사이클로 내달리다 절벽에서 점프한 후 낙하산을 펼쳐 이동하는 모습이다. 크루즈가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액션인 데다 단 한 번 시도로 완성시켜야 해 섬세하면서도 유려한 항공 촬영이 수반돼야 했다. 이 장면을 담당한 이는 할리웃 특수 촬영 대가 스티븐 오(52·한국명 오창원) XM2 대표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그를 지난 4일 오후 부산에서 만났다.
오 대표는 호주 한인 2세다. 그는 “부품은 한국에서 왔고 생산은 호주에서 됐다”며 자신의 정체성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다. 원래 영화나 촬영과는 거리가 먼 인생이었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2학년 때 스키점프 사고로 “오른쪽 발목이 아작이 나면서” 인생 행로가 바뀌기 시작했다. 대학을 쉬는 동안 아는 형 권유로 한국인을 상대로 한 관광가이드를 시작했고, 방송광고 제작 관계자들을 만났다. 수완 좋은 그를 눈여겨본 한 제작자에 이끌려 방송광고 프로듀서가 됐다.
특수 촬영 입문 역시 우연이었다. “모형 비행기와 모형 헬기 조종이 취미”였던 그는 드론의 등장을 주목했다. 고화질 대형 카메라를 달 수 있는 드론을 자체 개발하기 시작했다. 오 대표는 “2014년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2017)의 호주 촬영에 3주 예정으로 합류했다가 6개월을 함께했다”며 “이후 할리웃 영화들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고 돌아봤다.
이후 오 대표는 잠깐 봐도 단박에 알아챌 수 있는, 인상적인 영상들을 찍어 왔다. 영화 ‘존 윅4’(2023)에서 주인공 존 윅(키아누 리브스)이 프랑스 파리 개선문 주변을 차로 빙빙 돌며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장면, ‘007 노 타임 투 다이’(2021) 도입부에서 제임스 본드(대니얼 크레이그)가 모터사이클로 가파른 오르막길을 도약하는 모습 등을 빚어 왔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은 할리웃 이력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오 대표는 “헬리콥터는 바람 때문에 크루즈가 위험해 드론 촬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절벽 액션 촬영에 든 비용만 1,520만 달러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10년가량 할리웃에서 명성을 쌓으면서 오 대표의 사업은 번창했다. XM2는 호주 멜버른에만 있다가 LA와 애틀랜타, 영국 런던에도 문을 열게 됐다. 올해는 서울 사무소를 개소하기도 했다. XM2가 지닌 제일 큰 장점은 어떤 무거운 카메라든 드론에 장착해 빠르고 자유롭고도 안전하게 촬영한다는 점이다. 오 대표는 ”드론과 카메라 무게가 최대 100kg에 달할 때가 있고, 속도는 시속 190km에 이르기도 한다“며 ”작은 자동차 절반 정도 크기라 안전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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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제기 영화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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