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축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회의장에서 주로 한·미·일 3국과 설전을 벌였던 북한이 이스라엘과도 공방을 주고받았다.
1일(현지시간) 유엔 군축회의 속기록에 따르면 주영철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은 지난달 28일 군축회의 고위급 회기가 열린 유엔 제네바사무소 E빌딩 회의장에서 "이스라엘의 수치스러운 태도는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 회의에서 이스라엘 측이 북한의 불법적인 무기 개발과 거래 활동을 문제 삼자 이에 대한 북한의 역공이었다.
메이라브 예일론 샤하르 주제네바 이스라엘대표부 대사는 회의장에서 "북한이 중동 전역에 핵과 미사일이 확산하는 데 깊이 관여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 참사관은 "이스라엘이 근거 없이 북한의 미사일·핵 확산을 주장하는데 이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군사적 침략에 쏟아지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다른 방향으로 돌려보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민간인에 저지른 비인도적인 폭력과 잔학성을 강력히 규탄하며 수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희생되고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은 대량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 측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미칼 마얀 주제네바 이스라엘대표부 군축 부대표는 "북한이 이란, 시리아 등과 더불어 국제법을 놓고 설교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받아쳤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어긴 채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을 하는 북한이 '반인도적 범죄' 등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는 취지다.
마얀 부대표는 북한을 비롯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비판하는 국가들을 향해 "하마스가 작년 10월 7일 저지른 잔혹한 행위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이들 국가가 신성하게 여기는 가치는 단지 공허할 뿐"이라고 말했다.
북한 측은 또 한 번 짧은 반론 기회를 얻었다.
주 참사관은 "이스라엘이 내 조국(북한)을 언급하며 내놓은 주장을 거부한다. 거부한 이유는 설명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은 북한과 수교 관계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지난해 10월 10일에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북한 노동당 창건 78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기도 하는 등 양측은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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