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볼티모어 병원에서 일하는 한국인 여자 약사 하나가 아침 11시께 출근해서 주차하던 중에 권총으로 위협을 당하고 차까지 빼앗기는 사건이 신문에 보도되었다.
당시 그녀는 다른 쪽에 있던 가방을 가지러 돌아서는데 흑인 한 명이 총을 들고 위협하며 차량을 훔쳐 달아났다고 했다. 범인들은 다른 차에 타고 있는 여자 하나와 2인조 같았다. 휴대폰은 경찰이 병원 근처에서 찾았지만 훔쳐간 가방 안에 들었던 은행 카드 회사에 전화하고 집 열쇠를 모두 바꾸었어도 집 주소를 알고 있는 그들이 혹시라도 집을 찾아올까 두려움에 잠 못 이루던 밤이었다고 한다.
오래전 나도 버지니아에 있는 식당에 갔다가 강도를 당한 적이 있다. 저녁 7시쯤인가. 집 근처 한 골목길에서 나를 따라온다는 느낌의 차 한 대. 아니나 다를까, 그 차는 갑자기 속도를 올려 내 차를 뒤에서 들이박는 것이었다. 놀란 나는 급히 차에서 내렸고 차는 약간 긁힌 흔적이 있었다.
그는 펜이 있으면 자기 전화번호를 주겠다고 해서 내 차로 들어간 순간 “움직이지 말아!” 소리에 고개를 약간 올려 쳐다보니 사냥용 작은 칼이 목에 와 있고 술 냄새 뿐만 아니라 마약에 취한 듯 몽롱한 눈의 18세 정도의 흑인 남자아이 얼굴이 보였다.
내 가방을 달라고 해서 넘겨주면서 내가 그에게 했던 말은 “너희들 엄마를 생각해. 필요한 것 가지고 가지만 나를 해치지는 말아. Just don’t hurt me”만 계속 외치고 있었다.
그때 너무 놀랐던 기억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집에 오자마자 즉시 카드를 캔슬했지만 그들은 어느새 500달러어치를 사용했다. 나중에 그들을 잡고 재판도 진행되었지만 갓 18세가 지난 한 명만 빼고 나머지 두 명은 14살과 16살이라 소년원에 갔다고 했다. 그 일이 있고는 한동안 밤에 잠을 자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인생은 예고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항상 신경을 쓰고 위험은 피해가려 하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님을 우리는 안다. 그저 한 해도 무사히 지날 수 있음을 우리는 감사해야겠다.
<
이혜란 / 메릴랜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