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자동차·스텔란티스의 3개 공장이 자동차 산별노조인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의 결정에 따라 15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자동차 ‘빅3’의 동시 파업은 UAW가 설립된 1935년 이래 처음이다. 아직은 전체 근로자 14만 5,000명 중 1만 2,700명이 참가하는 부분파업이지만 협상 난항으로 파업 확대가 우려된다. 4년간 임금 40% 인상, 주 4일 근무 등을 요구하는 노조 측은 최근 스텔란티스가 제안한 4년간 21% 임금 인상안도 일언지하에 거부했다. 협상이 공회전하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과 공급망 혼란, 미국의 경기 악화도 초래할 수 있다.
그런데 파업 소용돌이에 빠진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 홀로 미소 짓는 기업이 있다. 자동차 제조사 중 유일하게 노조가 없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2003년 이후 지금까지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왔다. 2018년에는 UAW의 권유에도 머스크의 훼방으로 노조 가입이 무산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덕에 테슬라는 파업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급전환하는 시기에 전기차 투자가 시급한 전통 빅3가 신차 개발 및 생산 차질, 가격 인상 부담에 허덕이는 것과 달리 테슬라는 공격적 가격 인하와 첨단 기술 투자로 경쟁력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테슬라는 ‘부전승’을 누리게 됐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 투자 중단 가능성까지 경고한 것과 대조적이다. 포드는 UAW의 임금 제안을 수용할 경우 이미 테슬라(시급 45달러)보다 25% 높은 인건비 격차가 67%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파업은 결국 경쟁사에 득을 안길 수밖에 없다. 다행히 현대차 노사는 최근 임금 인상안에 극적으로 합의하며 가까스로 파업을 막았다. 하지만 첨단 기술 투자가 절실한 상황에서 가파르게 오르는 인건비가 반가울 수만은 없다. 자동차 시장의 대전환기에 노사 관계가 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될 것이다.
<신경립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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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고 나서 깨달으면 늦는다. 소비자 생각도 좀 하고 역지사지 하면서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