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우선주의에 역대급 지출
▶ 반도체법·IRA 법안 등 직격탄, 삼성 지출액 325만달러로 26%↑…SK하이닉스·현대차 등도 껑충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의 상반기 로비 자금 지출이 사상 최대 규모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아메리카 퍼스트’ 전략의 일환으로 강력한 보조금 대책 등을 내놓자 자국 시장을 지키려는 미국 기업은 물론이고 한국·일본·대만 등 글로벌 기업들까지 로비 경쟁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6일 미국의 비영리 정치자금 추적 단체 ‘오픈시크릿’의 미국 내 로비 자금 지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삼성(삼성전자 미국 법인, 삼성전자 반도체, 삼성SDI 미국 법인)의 올 2분기 로비 지출 총액은 157만5,000달러로 1분기(167만5,000달러)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150만달러를 넘어섰다. 상반기에 지출한 로비 자금은 총 325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259만 달러보다 25.5% 늘어난 사상 최대치다.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 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SK하이닉스(SK하이닉스 미국 법인, 솔리다임) 또한 상반기에 로비 자금 지출을 지난해보다 더 늘렸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118만달러에 이어 2분기 109만달러로 상반기 도합 227만달러를 썼다. 역대 상반기 최대치였던 전년 동기(224만 달러)보다 소폭 늘었다.
현대차·기아(현대차, 슈퍼널, 현대제철, 기아차 미국법인) 또한 미국 정·관계에 사상 최대 규모의 로비를 집행했다. 상반기 로비 자금 규모는 171만달러로 전년 동기(157만달러) 대비 8.9% 늘어났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 정·관계에 이처럼 로비 자금 투입을 늘리는 것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전기차 등 주요 산업 부문에서 실행하고 있는 자국우선주의 정책 때문이다. 반도체법·인플레이션방지법(IRA) 등을 통해 자국 기업 중심으로 혜택을 몰아주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갈등 국면 속에서 중국 내 생산 시설을 갖춘 국내 기업들에 불확실성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미국의 각종 조치가 우방국인 한국 기업들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애꿎게 불똥이 튈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 측의 입장을 전달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입장이 급선회하지 않는 이상 국내 대기업들의 로비 자금 지출이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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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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