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 입장권 판촉 방송 발언
▶ “못 가면 무능한 부모냐” 맹비난, 되레 비싼 입장료 논란 재점화
“아이가 열등감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선 디즈니랜드에 데려가야 한다.”
중국의 유명 배우 부부의 한마디가 중국인들의 공분을 샀다. 상하이 디즈니랜드 입장권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발언이었지만, ‘유명 테마 파크를 데려가지 못하는 부모는 자녀를 기죽게 하는 무능한 부모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비싼 입장료로 악명 높은 상하이 디즈니랜드를 향한 논란도 재점화했다.
중국에서 널리 알려진 배우 부부인 양쯔(47)와 황성이(40)는 이달 초 더우인(중국판 틱톡)에서 상하이 디즈니랜드 판촉 방송을 진행했다. 양쯔는 “아이 손을 잡고 꼭 상하이 디즈니랜드를 가보라”고 권하며 “당신의 아이가 친구들로부터 ‘디즈니랜드에 가봤다’는 말을 듣는다면, 디즈니랜드에 가보지 않은 당신의 아이는 열등감을 느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양쯔는 “우리 부부는 자녀들에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정작 당신은 아이의 자신감을 위해 무엇을 해줬냐”고 되물었다. 이어 “아이가 수치심을 느껴선 안 된다, 아직도 디즈니랜드에 데려가지 않았다면 당신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양쯔는 배우 출신의 사업가다. 주성치 감독 작품인 ‘쿵푸허슬’에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여성배우 황성이와 2015년 결혼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 부부는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서 3,00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렸다.
양쯔의 발언에 중국의 라오바이싱(老百姓·서민의 중국식 표현)들은 분노했다. 한 네티즌은 “당신이 부자인 것은 죄가 아니지만, 가난한 내가 죄인인 것처럼 말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디즈니랜드 입장권을 팔겠다고 아이의 정서를 볼모로 잡지 말라”고 지적했다. 현지 매체 극목신문은 “양쯔의 이 짧은 발언은 오만하고 무례하며 논리조차 부족해 중국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비판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 입장권은 7월 현재 성수기 기준 799위안(약 14만2,000원)에 거래된다.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 입장료 8,700엔(약 8만7,000원)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중국 전체 인구 중 5,000위안(약 89만원) 미만 월 소득자가 94%에 달한다는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최근 조사 결과를 고려하면 서민들에겐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가뜩이나 부자들을 위한 테마파크라는 시선을 받아온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중국인들의 정서를 거스르는 정책으로도 비난을 사 왔다. 지난달 한 여성이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속 안나 공주가 입었던 드레스를 중국 전통 의복인 ‘한푸’ 스타일로 개량한 옷을 입고 입장하려 했는데 디즈니랜드가 거부했다. “여성이 입은 한푸 의상이 안나 공주의 드레스 이미지를 혼동시킬 수 있다”는 황당한 이유였다. 2019년에는 금지됐던 외부 음식 반입을 허용하면서도 냄새가 강한 중국 전통 음식인 취두부 등은 예외 음식으로 규정해 또 한번 중국인들을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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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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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역시.... 중국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