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많으면 육아가 편해질까? 육아의 신비로움은 그렇지 않다는 것에 있다. 남의 손을 빌어 젖병 물리고, 비싼 옷과 음식을 사줘 가며 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돈으로 메꾼 자리에는 사라지는 것도 있다. 엄마의 고유성이다. ‘엄마가 놀아주는 게 제일 재밌어’, ‘엄마가 만들어 준 음식이 최고야’ 라는 말은 온 몸을 부딪혀 아이와 시간을 보낼 때야 돌아온다. 그 귀중한 찬사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말이다.
하지만 돈의 힘을 빌어서라도 아이를 키워야 할 때가 있다. 워킹맘은 시간을 돈으로 산다. 열이 펄펄 나는 아이를 남의 손에 맡겨 두고 회사에 간 날, 나는 조금이라도 이동 시간을 줄여 빨리 집에 가기 위해 모범 택시를 탔다. 아파트 이름을 잘못 들은 기사님이 이웃 동네 아파트로 경로를 설정하는 바람에 30분이나 시간을 잡아 먹어 결국 일반 택시를 타는 것과 다름이 없어졌다. 그 때 기사님이 미안하다며 선심 쓰듯 택시비를 받지 않으셨지만, 나는 그 돈 보다 내가 버리고 만 시간이 아까워 말다툼할 시간도 없이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워킹맘이 정말로 슬플 때는 돈과 시간을 쏟아 부었음에도 아이가 아프거나, 학교 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등 내 빈자리가 보일 때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내 것 이니까 내가 돈을 써서 문제를 해결하면 부모의 의무를 다한 게 아닐까 싶지만, 육아는 돈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육아에는 결국 엄마의 손을 타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다. 그럴 때면 ‘대단하게 많은 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라는 말이 터져 나오고 만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인구 감소 위기와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정부 부처가 참여하는
인구정책기획단을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그간 인구 감소 사회 대응을 위한 정책은 현금을 주거나, 새액 공제를 해주는 등 일시방편 적이었다. 하지만 돈을 얼마나 지원해준 들 육아의 근본적인 어려움이 해결될까. 윤석열 정부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걸고 ‘인구정책 어벤저스’를 탄생시킨 만큼, 부모가 꼭 필요한 시기의 아이들에게 돈이 아니라, 부모를 돌려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수립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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