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대선, 국제사회 초관심···사실상 종신집권 노린 에르도안 경제난과 대지진 후폭풍에 휘청
▶ 야권연대 후보 클르츠다로을루 박빙 우위 지속, 정권 교체 기대

튀르키예 앙카라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 대표 사진이 걸려있다. [로이터]
20년 동안 튀르키예를 철권 통치해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정의개발당·AKP)이 임기를 10년 더 연장할 것인가, 6자 야권 연대 단일 후보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가 새 시대를 열 것인가.
튀르키예 대선이 14일(현지시간) 치러진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 집권 이후 가장 큰 도전에 맞닥뜨렸다. 여론조사에서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에게 미세하게 밀린다. 오랜 경제난에 분노한 민심에 지난 2월 남부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이 기름을 부은 결과다. 야권 2위 후보인 무하람 인제 조국당 대표의 11일 전격 사퇴로 야권표 분산 우려가 불식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이번 선거는 튀르키예가 더 강경한 독재국가가 될지, 민주주의 국가로 체질 개선을 할지를 가른다. 지리적으로 유럽 국가인 튀르키예는 미국·유럽보다 중국·러시아에 우호적 입장을 취해 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확대 여부의 키도 쥐고 있다. 국제사회가 대선 결과에 주목하는 이유다.
경제난, 지진 책임론에 휘청대는 ‘스트롱맨’
튀르키예 국영 언론 아나돌루 통신,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대선 후보 4명 중에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독선적·제왕적 지도자로 분류된다. 2003년 총리로 집권한 이래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헌법까지 바꾸며 권력을 유지했다. 야당과 언론도 탄압했다. 그는 ‘절대 권력’을 뜻하는 ‘술탄’이라고 불린다.
이번에 이기면 2033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중임 대통령이 조기 대선을 실시해 승리하면 추가로 5년의 임기를 얹어주도록 개헌한 덕분이다. 그는 6월 선거를 5월로 앞당겼다. 현재 나이가 69세이므로, 사실상 종신 집권인 셈이다.
그러나 민심은 오랜 경제난에 지쳐 있다. 튀르키예 통화인 리라 가치는 2013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물가 상승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를 내리는 비상식적 결단을 내렸다. 대지진이 발생하며 5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을 두고 에르도안 정부의 졸속 정책 탓에 건물이 부실하게 지어져 사태를 악화했다는 평가가 많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집권하면 그가 약속한 대로 튀르키예가 서방 쪽으로 쏠릴 것이다. 에르도안 치하 튀르키예는 나토 회원국이면서도 러시아와 가깝게 지냈다. 서방과 연대하기 위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막는 것도 튀르키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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