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토맥 포럼서 6.25 참전 안홍균씨 ‘내가 만난 사람’ 강연

13일 애난데일 설악가든에서 열린 포토맥 포럼에서 안홍균 씨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전방에서 함께 했던 전우들을 잊을 수 없습니다. 추운 겨울에 방한복도 없이 먹을 것도 변변치 않던 상황에서 서로를 배려하며 맡은 바 소임을 다했던 그들의 헌신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입니다.”
13일 포토맥 포럼 강사로 나선 안홍균 씨는 1952년 2월, 19살의 나이에 소대장으로 부임해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부대원들을 떠올리며 “7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가난한 나라, 전쟁에 지친 민심은 흉흉하고 전선에 투입된 군인들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였다”며 “방한복도 없이 밤새 경계근무를 서야했고 꽁꽁 언 주먹밥으로 허기를 채웠지만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 씨는 “전방에서 고군분투하던 군인들이 있던 반면 부패한 후방 부대에서는 보급품을 빼돌리고 심지어 군인들이 먹는 간장 대신 바닷물을 검게 물들여 제공했다”며 부끄러운 과거를 밝혔다.
그는 “추운 겨울 밤새 근무를 서고 복귀할 때 부하 사병이 소중히 간직했던 담배 한 대를 건내며 소대장을 챙겼던 배려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감동”이라고 말했다. 전방에서 6개월을 근무하고 사단사령부로 옮겼으며 나중에 후임 소대장과 병사들이 전투 중 전사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름 없는 병사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을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씨는 1954년 상무대에서 복무하던 당시 박정희 장군이 마련한 회식 자리에서 부산 국제시장 깡패들과 한바탕 난투극을 벌였던 에피소드도 소개했으며 지금은 상상하기도 힘든 전쟁 직후 한국의 혼란스러웠던 시대상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가감 없이 전해주었다.
1933년생인 안 씨는 1959년 도미, 위스콘신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조지워싱턴대에서 석사를 거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3년부터 2012년까지 FBI에서 정보분석요원으로 일했으며 2019년 코리아게이트 사건을 담은 증언록 ‘로비라는 늪’을 출간했다.
포토맥 포럼은 다음달 11일 ‘내가 만난 북한 사람들: 김씨 왕조 4대 세습 가능할까’를 주제로 오공단 박사가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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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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