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무휴’ 업소들 감소세, 영업 시간도 단축 추세
▶ 주 7일 직원 확보 어려워…팬데믹 이후 새 트렌드
한인타운 6가길 선상에 있는 한 한인 식당은 최근 들어 1주일 중 하루를 쉬는 주6일 영업으로 바뀌었다. 나름 맛집으로 알려져 평소 저녁에는 대기 줄이 설 정도로 인기가 있지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만 운영하고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연중무휴’로 운영한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전혀 다른 영업 모습이다.
이 식당 업주는 “지난해부터 식자재비를 비롯해 가스비에 인건비 등 식당 운영 경비가 급등했다”며 “주방과 홀에서 일할 직원을 구하기가 어려워져서 어쩔 수 없이 영업일을 하루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주7일 영업을 위해선 추가로 인원을 더 써야 하고 운영 비용도 더 부담해야 하는데 여의치 않기 때문에 부득이 영업일을 줄일 수밖에 달리 방도가 없었던 것이다.
영업일을 단축해 ‘주6일 영업’을 실시하는 한인 식당들이 늘고 있다. 인건비 상승에도 식당에서 일할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가스비에 식재료비가 급등하면서 각종 경비 부담이 커진 탓이다. ‘연중무휴’의 영업제로 한인타운에 활기를 불어 넣었던 한인 요식업계가 더 심화된 구인난에 ‘주6일 영업’으로 전환되면서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주6일 영업’을 하고 있는 한인 식당 업주들은 “팬데믹 이후 보복 소비가 나타나면서부터 시작된 구인난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오히려 더 심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사무실이 밀집되어 있는 상권에서는 근무를 하지 않는 일요일에 문을 닫는 식당들이 있기는 했지만 최근 들어선 상권을 가리지 않고 영업일 단축하는 식당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올림픽길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 업주는 “코로나19 시기에 음식점을 오픈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일요일 영업을 포기했다”며 “일상 회복이 된 지금에도 구인난은 여전해 주6일 영업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각종 식당 운영 경비 부담이 커진 것도 영업일 단축에 한몫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식자재 구입 가격도 전년에 비해 20~30%나 크게 올랐다. 여기에 천연가스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가스비 폭탄까지 맞은 상태다.
운영비가 급등하다 보니 요식업계의 마진율이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요식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반 식당일 경우 마진율이 20~30%, 고깃집과 일식집 등은 15%이었지만 지금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식당 영업일 단축의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일과 쉼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 선호 현상도 요식업계 구인난을 더욱 부채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많이 벌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일했던 과거에 비해 1주일에 4일이나 5일 근무를 선호하고 있다는 게 한인 식당 업주들의 말이다.
윌셔길에 위치한 카페 식당 업주는 “팬데믹 이전에는 밤 12시까지 영업을 했지만 구인난에 주4~5일 근무를 선호하는 데다 특정 시간 근무를 기피해 영업 시간을 10시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그나마 식당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업주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올림픽길의 한식당 업주는 “식당 마진율도 떨어지는데 반해 인건비는 올라 영업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묘 “다행히 식당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덕분에 임대료 부담이 적어 영업일 단축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인 요식업계에선 영업일 단축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남가주한인외식업연합회 김용호 회장은 “인건비와 식자재 등 경비 상승에 구인난 심화 여기에 주4~5일 근무 선호 현상까지 겹치면서 영업일 단축으로 이어졌다”며 “최저시급보다 높은 임금을 제시해도 요식업에 유입되는 젊은 세대들이 드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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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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