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기업인과 투자자가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를 올리지 말라는 주문을 쏟아내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를 시작으로 여러 은행이 잇따라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상은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게 이들의 우려다.

21일 마켓워치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헤지펀드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밤 장문의 트윗을 올려 "연준은 수요일 금리인상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애크먼은 "시스템이 여러 건의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있다"며 최근 당국의 개입으로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SVB와 시그니처은행, 앞서 스스로 청산한 실버게이트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위기설과 유럽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인수 사태 등을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이러한 기관들에서 투자자들이 정확히 어디서 손실을 봤는지 어떠한 전염 효과가 있을지조차 아직 알지 못한다"며 이러한 은행들의 위기 사태가 "금융 여건의 의미있는 긴축 효과를 이미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하되 제롬 파월 의장이 "이번에는 일시적인 동결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리고 은행 위기가 해결된다면 다음번에는 금리인상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히면 된다"고 애크먼은 조언했다.

애크먼의 트윗에 트위터의 CEO이기도 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답글을 달아 "연준은 수요일에 금리를 최소 50bp(1bp=0.01%포인트) 떨어뜨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이전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준의 금리인하를 촉구한 바 있다.

아직 인플레이션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가운데 SVB를 비롯한 중소 규모 지역은행들이 잇따라 위기에 처하는 바람에 연준은 21∼22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느 때보다 고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물가 안정 복원이라는 지상 과제만 생각하면 최소 0.25%포인트라도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가는 것이 맞지만, 금융 시스템 안정을 고려한다면 일단은 쉬어가는 것이 좋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재 글로벌 투자은행 가운데 연준의 3월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기관은 일본 노무라 한 곳밖에 없고, 동결을 예상하는 기관도 골드만삭스 등 소수에 불과하다. 나머지 대부분은 0.25%P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