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대통령도 “정당하다”
▶ 러시아 “의미 없어…인정 안 해”

푸틴은 우크라 점령지 전격방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9주년을 맞은 18일(현지시간) 크림반도 남서부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의 어린이 예술 공예센터를 방문해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시장(왼쪽)의 안내를 받고 있다. [로이터]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우크라이나 어린이 수만 명을 러시아로 납치한 ‘전쟁 범죄’를 저지른 혐의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에서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러시아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깎아내렸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ICC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마리아 르보바 벨로바 러시아 아동권 옴부즈맨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발표했다. ICC는 “두 사람이 우크라이나 어린이에 대한 불법 추방과 이들을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러시아연방으로 불법 이동시킨 전쟁범죄의 책임이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전쟁고아를 구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사실상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러시아연방으로 납치했다는 것이다. 어린이 납치와 강제 입양은 ‘우크라이나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말살하고, 장기적으로는 우크라이나 흡수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행해진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1만764명(지난해 11월 기준)의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져 혼자 러시아로 ‘강제 이주’ 당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실제 숫자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이와 관련한 1,000쪽이 넘는 40권 이상 자료를 ICC에 증거로 제출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역사적’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ICC의 결정은 역사적인 책임으로 이어질 역사적인 결정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이주시킨 아동의 수는 1만6,000명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이주는 러시아를 이끄는 최고 관리, 즉 푸틴으로부터 시작되는 국가 주도 악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테러 국가의 지휘권을 가진 사람의 명령이 없었다면 이런 범죄가 시행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역시 “이는 역사적 결정”이라며 “전 세계 지도자들은 이제 푸틴 대통령과 악수하거나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기 전에 두 번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귀가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푸틴 대통령이 “명백히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며 체포영장이 정당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ICC의 사법관할권을 인정하지는 않지만, ICC의 체포영장 발부는 우크라이나 침략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이 한 행동을 “매우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다만 실제로 푸틴 대통령이 국제 법정에 서게 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러시아는 해당 혐의를 부인하면서 ICC의 관할권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인 마리아 자하로바는 “ICC의 결정은 법적 관점을 포함해 러시아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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