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 속 대출이자 부담에 빌딩 소유주 잇따라 ‘디폴트’
▶ LA다운타운 침체 속 공실률…작년말 23%서 더 치솟을 듯

지난해 말 23%의 공실률을 보인 LA 다운타운 사무실 임대 시장은 올해도 공실률 상승세를 이어가며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
지난 17일 LA 다운타운의 대형 건물인 가스컴퍼니 타워와 777타워의 소유주인 캐나다 투자그룹 브룩필드 자산운용은 대출금 상환 대신 디폴트를 내기로 결정했다. 고금리에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건물 자산 가치가 하락한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공실률이 20%대를 넘어서면서 침체 국면에 접어든 LA 지역 사무실 임대 시장의 불확실성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 브룩필드 자산운용을 부도 선택을 하도록 이끈 근본적인 이유다. 브룩필드 자산운용의 부도 사태는 LA 다운타운 사무실 임대 시장의 침체 국면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 서부 최대 경제 중심지인 LA 다운타운의 사무실 공실률이 지난해 크게 상승한 데 이어 올해에도 공실률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되는 데다 경기 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나서 사무실 복귀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 LA 사무실 임대 시장의 부정적 전망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주면서 침체 국면이 임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4일 LA지역 경제개발위원회(LAEDC)는 올해 LA 다운타운의 사무실 공실률이 지난해 수준보다 더 상승하면서 침체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공실률은 LA 다운타운의 사무실 임대 시장에 대한 경기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다. LAE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LA 다운타운 내 사무실 공실률은 2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시기에 비해 1.5배나 높은 수준이다.
LAEDC는 올해 LA 다운타운 내 사무실 공실률이 23%를 넘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나선 것은 빈 사무실의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올해 LA 다운타운 사무실 공실률이 지난해에 이어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의 배경에는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경기 침체 우려로 기업들의 투자 의욕이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팬데믹 이후 확산된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사무실 복귀가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지난해부터 기업의 사무실 복귀 움직임이 거세게 일면서 대기업들이 나서서 사무실 출근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감원 사태가 이제는 중소기업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감원과 폐업의 여파로 LA 카운티를 벗어나는 이주 인구가 지난해 11만3,000명에 달하면서 LA 카운티 인구가 1,00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10년 만의 처음이다. 올해 LA 다운타운 사무실 임대 시장이 침체를 벗고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LA 다운타운 사무실 임대 시장의 침체 상황은 상업용 부동산 전반으로까지 번져 산업용 임대 시장의 공실률도 올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의 전망도 나오고 있다.
LAEDC의 샤논 세즈웍 디렉터는 “LA 다운타운 사무실 밀집 지역의 공실률이 특히 더 심해 물량 공급과 임대료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LA 사무실 임대 시장의 침체 현상은 인근 소매업계를 넘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토대를 흔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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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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