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온화한 날씨를 보이는 LA에서 34년 만에 처음으로 눈보라 경보가 발령됐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24일 LA 카운티 일대에 겨울 폭풍에 따른 ‘블리자드’ 경보를 내리면서 25일까지 LA 인근 북부와 동부 산악 지대에 최대 2.4ｍ 폭설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LA에 눈보라 경보가 발령된 것은 1989년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 통신은 겨울 폭풍에 따른 적설 고도가 457ｍ 높이에 형성되면서 LA 명물인 ‘할리웃 사인’ 주변에서는 눈송이가 휘날리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고 전했다.

할리웃힐스에 거주하는 배우 크레이그 로버트 영은 할리웃 사인 주변에서 눈발이 소용돌이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20년 전 영국에서 여기로 이사를 온 뒤로 눈을 본 적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눈싸움을 하면서 동심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샌디에고도 사상 처음으로 눈보라 경보가 발령됐다. 이번 비와 눈은 25일 새벽에도 계속되다 25일 정오쯤 잦아들 것으로 보이는데, 일부 지역에 눈은 계속 내릴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25일 해안가와 밸리 지역에는 2~5인치 비가, 풋힐 지역에는 5~7인치 비가 예보된 상태다.

가주 고속도로 순찰대는 폭설과 강풍이 예상되는 5번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폐쇄했고, 기상청은 자동차 여행 자제를 촉구했다. 가주 중·서부 지역의 시에라네바다 산맥 일대에는 눈사태 경보까지 내려졌다. 프리웨이와 로컬길에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가주고속도로 순찰대는 도로 결빙으로 다중 충돌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운전자들의 서행운전과 안전거리 유지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 산하 기상예보센터의 브라이언 잭슨 예보관은 북극지방에서 발달한 거대한 저기압이 이번 기상이변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캐나다에서 남하한 북극 기단은 미국 북서부 지역으로 밀고 내려오면서 겨울 폭풍을 몰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