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업무보고… “거대한 제방도 작은 개미굴에 무너져”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국가정보원을 찾아 2023년도 업무계획을 보고받기에 앞서 국정원 원훈석 앞에서 간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2.24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윤석열 대통령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국가정보원을 찾아 김규현 국정원장 등으로부터 올해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고 대통령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의 국정원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문재인 전 대통령(2차례) 등 역대 대통령도 사후 공개 방식으로 국정원을 찾아 업무보고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분단된 한반도의 안보 현실이 엄중하고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북한 정권의 오판과 도발을 무력화하고 글로벌 정보전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원의 존재 이유, 즉 본질적 책무는 우리의 자유를 수호하는 것"이라며 "거대한 제방도 작은 개미굴에 의해 무너지듯, 국가 안보 수호에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하는 방식과 근무태도 역시 여타 국가기관 공무원과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을 앞둔 국정원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정원은 연말까지 검경과 함께 '대공 합동수사단'을 운영한다.
윤 대통령은 "미래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지키는 게 국가 안보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국정원이 민관군과 긴밀히 협력해 국가 사이버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써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첨단기술을 북한·해외·방첩 정보 분석에 적극 접목하라"고 지시했다.
국정원 조직 운영과 관련해서는 "국정원은 특수한 조직이다. 정해진 직급과 승진 제도에 묶여서는 곤란하다"며 "각 요원의 전문성과 기량을 중시하는 문화를 갖춰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유연하고 민첩한 의사결정 체계와 인사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에게는 "대한민국 정보기관은 세계 최고를 지향해야 한다. 정보에서 2등·3등은 의미가 없다"며 "과학적 정보를 수집하고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끊임 없는 연구와 교육·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해야 국정원의 경쟁력이 제고될 것이고, 유능하고 강한 정보기관이 될 때 동맹국·우방국과 심도 있는 협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018년 최초의 여성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임명된 지나 해스펠이 정보 요원으로 살아온 삶을 단순한 직업이 아닌 소명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을 거론하며 "여러분과 함께 국가를 위한 헌신의 마음가짐을 되새기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정원 원훈석 앞에서 '자유 수호를 위한 여러분의 헌신과 열정을 굳게 지지합니다'라는 내용의 방명록을 작성했다.
업무 보고가 끝난 후에는 국정원 실무 직원 100여명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번 업무보고에는 김 원장을 비롯해 권춘택 1차장, 김수연 2차장, 백종욱 3차장, 김남우 기획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임종득 2차장 등이 자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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