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63년 수송 중 사라진 금괴 놓고 미 퍼레이더 부자-FBI간 소송전
▶ “2018년 FBI가 밤샘발굴 후 은폐” “덴츠 런 동굴엔 아무것도 없었다” 금괴 행방 싸고 서로 다른 주장
미국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여름, 북군 중위 캐슬턴과 그의 부하들이 실종됐다. 캐슬턴 중위의 임무는 금괴 수송. 그는 웨스트버지니아주 휠링에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조폐국으로 마차 바닥에 금괴를 숨겨 운반하던 중이었다. 운반 작전 중 캐슬턴 중위가 아프자 안내인과 몇몇 사람이 도움을 청하기 위해 떠났고 그 이후 금괴와 캐슬턴 중위의 행방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캐슬턴 중위 일행이 훔쳤든지, 아니면 남군이 빼앗아 갔든지 결론은 미스터리였다.
남북전쟁의 전설과도 같았던 금괴 찾기가 160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왔다. 보물사냥꾼과 미 연방수사국(FBI) 간 소송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18일 미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사라진 금괴 추적의 단서가 나온 것은 1974년. 보물을 쫓던 데니스 퍼레이더 부자는 펜실베이니아주 외딴 삼림지대인 덴츠 런의 한 동굴에서 무언가를 찾아냈다. 이들은 사람이 만든 벽과 다른 쪽에 많은 양의 금속이 있었고, 인근에서 금가루로 보이는 것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2018년 FBI가 직접 나섰다. FBI는 연방 영장을 발부받아 조사를 시작했고 “벽 뒤에 있는 것은 무게가 9톤까지 나가고 금의 밀도를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퍼레이더 측은 그 같은 양의 금이 10억 달러(약 1조2,800억 원) 상당의 가치이고, 연방 규정에 따라 발견자는 최대 40%의 포상금을 받을 권리가 있었다고 WP에 밝혔다.
하지만 2018년 3월 FBI의 발굴 작업이 진행된 뒤 퍼레이더의 꿈은 깨졌다. 발굴이 진행되는 도중 퍼레이더 일행은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자신들의 차에 갇혀 있었는데 다음 날 FBI 요원들이 그들을 발굴 현장으로 데려가 빈 구덩이만 보여줬다.
퍼레이더 측은 납득할 수 없었다. “이들은 FBI가 금을 발견했고 국가안보 문제로 그것을 비밀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믿는다”라고 WP는 전했다. 퍼레이더는 발굴 첫날과 이튿날 사이 FBI가 비밀리에 밤샘 발굴을 실시했고, 금을 발견한 뒤 몰래 빼돌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현지 주민들이 밤사이 각종 장비가 가동되는 소리를 들었고, 대형 장갑 차량 등 FBI 호송대 차량을 목격했는데도 FBI는 이런 상황을 부인했다는 것이다.
퍼레이더 부부는 변호사를 선임해 FBI 발굴 작업 관련 문서와 비디오 영상 공개 소송을 걸었고 결국 일부 사진과 영상이 공개됐다. 퍼레이더는 FBI로부터 받은 발굴 현장 사진에서 눈 폭풍 시간이 왜곡되는 등 FBI가 밤샘 발굴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FBI는 지난해 성명에서 덴츠 런에서 금을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밤샘 발굴은 부인했다. 또 “현장에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고 AP는 전했다.
FBI와 보물사냥꾼,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남북전쟁의 금괴는 어디로 간 걸까.
<워싱턴=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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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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