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국화 가격 2배 껑충
▶ “코로나19 사망자 증가의 방증”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했던 지난 1월 쓰촨성 청두의 한 장례용품 가게 앞에 국화꽃이 진열되어 있다. [로이터]
중국에서 국화 가격이 급등했다. 일부 지역에선 국화가 동이 났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국화는 죽음을 애도하는 의미로 장례식장에서 많이 쓰인다. 중국이 코로나19 사망자 통계를 애써 축소하고 있지만, 국화 가격이 사망 규모를 우회적으로 확인해 준 셈이다. 실제 중국이 지난해 연말 방역 수위를 대폭 완화해 코로나19가 재확산한 시점과 국화 가격이 치솟은 시기가 겹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중부 후베이성 전역에서 애도의 상징인 국화 수요가 급증했다. 후베이성의 성도인 우한의 꽃가게 직원에 따르면, 국화 한 바구니는 45위안(약8,300원)에 팔리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약 50% 증가한 액수다. 이 꽃가게 점원 리모씨는 “우리는 지난해 국화 한 바구니를 30위안에 팔았다”며 “올해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하면서 국화값이 뛰어올랐다”고 전했다.
중국은 사망자 ‘과소 추계’ 논란에 휩싸였다. 병원 안에서 숨진 사망자만 공식 통계로 잡는 탓에 정확한 사망자 규모를 아무도 알지 못한다. “중국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는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었던 지난달 13~19일 코로나19 사망자가 1만2,658명이라고 발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감염자가 전체 인구의 80%에 달한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신뢰도에 금이 갔다. 14억 중국 인구의 80%인 약 11억 명이 감염됐다면, 일주일간 사망자가 1만2,000여 명일 가능성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실제 중국 사망자는 공식 통계치의 10배에 이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2021년 초에도 국화 품귀 현상이 벌어진 적이 있다. 후베이성에는 최근 1년간 세상을 떠난 가족이 있으면 이듬해 춘제(중국의 설) 자정에 국화를 헌화하고 사망한 가족을 애도하는 풍습이 있다.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의 원점으로 지목된 우한에서 사망자가 대거 나왔다. 실제 2021년 춘제를 전후해 우한 인근에서 국화 수요가 폭증했다.
수도 베이징에서는 최근 ‘묘지 품귀’ 현상도 나타났다. 중국 매체 화하시보는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위드코로나로 전환한 지난해 말부터 베이징 묘지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또 현지 주민을 인용해 “평소보다 묘지 수요가 3, 4배 늘었다”고 전했다. 이 역시 사망자가 늘었다는 뜻이다.
한편, 이달 들어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추이는 안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방역당국에 따르면 발열진료소 방문 건수는 지난해 12월 23일 286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월 30일 16만여 명으로 줄었다. 베이징에선 지난달 23~29일 발열 증상으로 치료를 받은 인원은 전주 대비 40.8% 감소했다. 왕취안이 베이징시 질병통제센터 부주임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베이징은 전염병 유행의 정점을 지나 일시적인 집단면역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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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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