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법리스크 한고비 넘었다’ 판단… ‘기본사회론’으로 대안정당 면모 부각
▶ 시장 방문 때 ‘감옥 가라’ 항의 듣기도… ‘민생 중심’ 12일 신년 회견 준비

인천 최고위원회의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인천=연합뉴스)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하루 만에 민생 행보를 재개했다.
검찰 출석으로 의 한고비를 넘었다고 보고, 다시금 현장 행보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인천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검찰 조사와 관련해 자신감 있는 모습을 비쳤다.
이 대표는 민주당 인천시당 대회의실에서 한 회의에서 "어제 정치검찰에 맞서서 당당하게 조사에 임했다"며 "저들의 야당 파괴, 민주주의 파괴 시도를 의연하게 분쇄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태도는 검찰 조사에 임한 결과 이미 2년 전 경찰이 무혐의로 결론 낸 바 있는 성남FC 후원금 의혹만큼은 더는 걸림돌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결과로 읽힌다.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도 이 대표 엄호에 나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성남FC 사건은 죽은 사건을 되살려 정적을 죽이려는 조선 시대 사화 같은 사건"이라며 "헌정사상 초유의 야당 대표 죽이기는 사화에서도 유례를 볼 수 없는 잔인함, 악랄함, 비열함의 종합선물세트"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 측은 전날 검찰 출석 당시 친명계 의원 등이 대거 동행한 게 당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비명(비이재명)계 목소리에 대해서도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보는 분위기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각자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당내에서는 계파 간 대결 양상이 벌어지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고 기류를 분석했다.
비명계 윤건영 의원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당 지도부가 어제처럼 함께하는 것은 당 차원에서 이 대표를 지킨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라며 "검찰의 무도한 정치 공작을 알려 내겠다는 취지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의 수사가 남아 있어 앞으로도 검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작지 않지만, 이 대표는 당분간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해 대안 정당의 면모를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수출 부진,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의 이슈를 언급하며 "정부가 포기하다시피 한 민생위기 극복에 전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출 상황 점검을 위해 인천신항을 찾은 자리에서도 "경제 위기의 원인은 미중 갈등, 산업경제의 대대적 개편 등일 것"이라며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이나 탄소중립 경제와 같은 미래 산업의 대전환을 준비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오후에는 인천 모래내시장을 방문, 시민들을 만나 북한 무인기 침투 사태 대응 등 정부를 비판하는 동시에 자신의 '기본사회론'을 앞세워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산업사회, 복지사회를 넘어 주거, 소득, 교육 등 모든 영역에서 국민의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기본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국가가 대대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언급에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대부분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지만, 반(反)민주당 성향으로 보이는 일부 시민은 "감옥으로 가라"라고 외쳤다. 시장을 빠져나오는 이 대표를 향해 누군가가 소금을 뿌리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 대표는 오후 늦게 인천 지역 당원 및 지지자들을 만나 남은 사법 리스크 대응 기조와 민생 위기 극복 방안을 내놓고 여론전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런 기조는 12일로 예정된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간 민주당이 지적해 온 '윤석열 정권 실정론'을 내세우는 한편, 제1야당으로서 민생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서겠다는 언급 등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당 관계자는 "사법 리스크 관련 사안은 이미 수차례 언급돼 새로울 게 없다"며 "민생 경제 어려움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지적하고 대안을 보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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