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마음 굳혀가는 중” 출마 시사… ‘김장연대’ 김기현과 친윤 표심 경쟁 구도
▶ ‘수도권·인지도’ 겹치는 안철수·’비윤 단독주자’ 유승민에도 영향 줄 수 있어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오른쪽 )이 5일(한국시간)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3·8 전당대회를 두 달 앞둔 8일 당권 레이스 구도가 '나경원 변수'로 출렁이고 있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권성동 의원의 전격적인 불출마 선언으로 김기현 의원으로의 '친윤(친윤석열) 단일후보론'이 힘을 받는다는 관측이 나오는 와중에,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판도를 뒤흔들 최대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김 의원은 친윤 실세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과의 소위 '김장 연대'에 이어 당내 최대 친윤계 의원 모임인 '국민공감'과의 이른바 '김감(김기현·국민공감) 연대'를 내세우는 등 연일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권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나오자 당 안팎에서는 김 의원을 향해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하면서 '친윤 당권주자 교통정리'가 이뤄지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그간 당 대표 출마에 "고민하고 있다"며 딱 부러진 답을 내놓지 않던 나 전 의원이 6일 오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마음을 굳혀 가고 있는 중"이라며 당권 도전 가능성이 커졌음을 시사하면서 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역시 친윤계로 꼽히는 나 전 의원은 4선 의원에 원내대표를 역임하면서 높은 대중 인지도까지 겸비해 유력한 당권 주자로 거론돼왔다.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나 전 의원은 '당원투표 100%'로 치러지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21년 6·11 전당대회 당시 이준석 전 대표와 맞붙어 '민심'(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밀렸음에도 '당심'(당원투표)에서 우세한 결과를 만들어 낸 바 있다.
또 다른 유력 당권 주자 안철수 의원에게도 나 전 의원의 출마는 작지 않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안 의원의 강점으로 꼽히는 높은 대중 인지도나 수도권 기반이 나 전 의원과 적지 않게 겹치기 때문에 애초의 득표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당내 기반이 취약한 안 의원으로서는 '당 대표 수도권 출마론'으로 사실상 공동 전선을 구축 중인 윤상현 의원과 연대로 돌파구를 찾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 의원은 7일 KBS 라디오에서 이른바 '김장연대'에 대해 "3월 되면 (김장이) 쉴 텐데요. 사실은 (영남권) 텃밭연대 아니겠느냐"라면서 "저는 '윤심팔이' 후보가 아니라 윤(대통령)에 힘을 보태는 후보가 되겠다"고 말했다.
비윤(비윤석열)계 당권 후보이지만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말을 아끼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에게도 나 전 의원의 출마는 득표 전략에서 계산기를 두드려볼 부분이 될 수 있다.
'당원투표 100%' 룰은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유 전 의원에게 매우 불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만약 나 전 의원 출마로 친윤 표심이 분산된다면 유 전 의원으로서도 해볼 만한 싸움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나 전 의원이 아직 출마를 최종 결심하진 않았다는 점에서 이런 관측은 아직은 시나리오 수준이다.
나 전 의원으로서도 향후 정치적 미래를 고려할 때 '윤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이 지난 6일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내놓은 '대출 탕감' 저출산 대책에 대해 나 전 의원 실명을 거론하며 현 정부 정책과 무관하다고 일축한 일을 두고 현 상황과 연결 짓는 정치적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 브리핑 시점이 공교롭게도 나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시사 보도가 나온 직후란 점에서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견제구'가 아니냐는 것이다.
나 전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출마 여부에 대한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금은 아니라도 결국 당 대표가 되면 대통령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까지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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