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진 단체 리더로 평소 시크교 폄하…힌두교도는 항의 시위
인도의 급진 힌두교 지도자가 시크교 성지 황금사원이 있는 도시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평소 공개적으로 시크교를 겨냥한 '혐오 발언'을 해온 힌두교 인물이 살해된 이번 사건으로 자칫 양측 신도 간 유혈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어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급진 힌두교 단체 '시브 세나'의 지도자인 수디르 수리가 전날 인도 북부 암리차르에서 한 남성이 쏜 총에 맞고 숨졌다.
산디프 싱이라는 이름의 총격범은 현장에서 체포됐으며 그는 암리차르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일반 주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리는 평소 시크교 신앙을 폄하하는 말을 자주 해 많은 시크교도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2020년에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시크교도를 자극하는 종교적 발언을 해 체포되기도 했다.
이번에는 암리차르의 쓰레기장에서 훼손된 힌두교 신상이 발견됐다며 시위를 벌이다가 피격됐다.
수리는 이미 급진 시크교도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은 상태라 이날 현장에는 경찰이 배치된 상황이었지만 총격을 막지는 못했다.
수리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암리차르에서는 힌두교도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15세기 인도 북부에서 탄생한 시크교는 구루 나나크가 교조이며 개인적 수양을 통한 해탈을 추구한다. 힌두교와 이슬람교 신앙이 융합됐고 전 세계적으로 약 3천만명의 시크교도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암리차르는 성지 황금사원이 있는 곳으로 시크교도에게는 성도(聖都)로 여겨진다.
시크교도들은 황금사원과 이곳에 보관된 시크교 경전 '구루 그란트 사히브' 등을 매우 신성시한다.
이때문에 황금사원을 둘러싼 '신성모독' 보복 사건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남성이 구루 그란트 사히브 앞에 놓인 의례용 칼을 집어 들었다가 신도와 경비원에 의해 피살됐다.
지난 9월에도 한 남성이 황금사원 인근에서 술을 마시고 씹는 담배를 즐겼다는 이유로 난도질당한 끝에 숨졌다.
1984년에는 당시 총리였던 인디라 간디가 황금사원 내에 숨어든 반군을 진압하기 위해 탱크까지 동원한 후 시크교도였던 경호원에 의해 암살당하기도 했다.
간디 총리가 암살당한 후 힌두교도들은 보복에 나섰고 수도 뉴델리 등에서 약 3천명의 시크교도가 학살당했다.
13억8천만명 인도 인구 가운데 80%가량은 힌두교를 믿으며 시크교도의 비중은 1.7% 수준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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