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한 대립과 분열 극복이 과제… ‘보우소나루 선거 승복’ 여부 초미 관심
▶ 구두닦이서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중남미 주요국 잇따라 ‘좌향좌’

3번째 정권 잡은 브라질 룰라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사진제공]
2003∼2010년 연임하며 남미 대국 브라질을 이끌었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7)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대선 결선 투표에서 99.49% 개표를 완료한 가운데 50.87%의 득표율로, 49.13%를 득표한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대통령에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초박빙 승부 끝에 신승했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은 개표율 98.91%가 돼서야 룰라 전 대통령의 당선을 공식 발표했다.
2003∼2010년 연임하며 인구 2억1천만명의 남미 대국을 이끌었던 룰라 당선인은 이날 승리로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이 됐다.
상파울루 최대 번화가인 파울리스타 대로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룰라 당선인 지지자들은 당선 확정 소식에 일제히 환호하며 승리를 만끽했다. 차량 경적을 울리며 분위기를 돋우는 시민도 있었다.
반면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크게 실망한 듯 패배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자투표 종료 시간(오후 5시·수도 브라질리아 기준) 이후 곧바로 시작된 개표는 피를 말리는 초접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룰라 당선인은 개표 직후 잠깐을 제외하곤 줄곧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뒤지다가 격차를 점점 줄였고, 개표율 67%대에 처음으로 역전한 뒤 근소하게 차이를 벌려 나갔다. 결국 개표 막바지가 돼서야 당선을 확정했다.
지난 2일 1차 투표 당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60%대 후반까지 우위를 보인 것과 비슷한 양상이 되풀이됐다.
1차 투표에선 룰라 전 대통령이 70% 초반부터 선두로 나서 결국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이날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아직 지역별 득표율이 정확히 발표되진 않았으나,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등 남부 인구 밀집 도심 지역에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미나스제라이스와 페르남부쿠 등 북동부 지역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파울루에서 TV 개표 생방송을 지켜본 룰라 당선인은 이날 밤 파울리스타 대로로 나와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이번 결선에서 두 후보의 득표율은 1989년 브라질에 직선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작은 차이를 보인 것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직전 기록은 2014년 대선이었다. 당시 연임에 성공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결선에서 51.64%를 얻어, 48.36%의 아에시우 네베스 후보를 3.28% 포인트 차로 제쳤다.
올해 브라질 대선은 유력한 제3의 후보가 없는 가운데 사실상 좌·우파 후보의 일대일 대결구도로 치러지면서, 진영 간 극단적인 이념대결로 전개되면서 브라질 사회가 극단적으로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지역 갈등, 세대 갈등 양상까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새로 출범하는 룰라 정부는 향후 국정 운영에서 국민적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는 게 주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좌파 대부' 룰라 당선인의 화려한 부활로, 중남미에 일렁이는 좌파 물결은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대륙 구분상 북미에 해당하긴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중남미에 가까운 멕시코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콜롬비아 국민들이 잇따라 좌파 정부를 택한 데 이어 변화를 열망하는 브라질 민심도 '좌향좌'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브라질과 국제 사회의 시선은 이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선거 승복 여부에 쏠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룰라 당선인에게 내내 밀렸던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은 그간 전자투표기기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음을 내비쳐왔다.
최근엔 폭동을 포함해 지난 2020년 미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패배 이후 나타났던 사회적 혼란상이 브라질에서 재연될 수도 있다는 강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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