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학 “전혀 기억 없다”… 천화동인 1호 소유주 ‘작심 질문’
▶ 유동규 “죄 지으면 흔적 남아”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11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남욱 변호사(구속)가 이 사업에서 민간사업자가 차지한 보통주 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의 지분이 있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주장했다.
이 같은 증언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남 변호사가 정영학 회계사를 직접 신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남 변호사는 2015년 2월 또는 4월 김만배 씨와 정 회계사 등 셋이서 만났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그날 김씨가 내게 '(사업 전체 지분 중) 25%만 받고 빠져라, 본인도 12.5%밖에 지분이 안 되고, 나머지는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다'라고 얘기해서, 내가 반발하다가 25%를 수용한 것이 기억나지 않냐"고 물었다.
정 회계사는 이 질문에는 "전혀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대장동 개발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 지분은 우선주 93%와 민간사업자의 몫인 보통주 7%로 구성됐다.
보통주는 화천대유가 1%, 천화동인 1∼7호가 6%를 차지했다. 이중 김씨의 지분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3호로, 보통주 전체의 약 50%다.
남 변호사의 주장대로라면 보통주 중 김씨 소유는 50%가 아니라 12.5%에 그치고 나머지 37.5%가 이 대표 측 지분이 된다.
남 변호사는 '이재명 시장 측'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남 변호사는 이어 "(정 회계사가) 직접 작성한 지분 표에 천화동인 2∼7호와 화천대유는 소유자와 지분 비율이 적혀 있었는데, 천화동인 1호는 아무 기재가 없지 않았냐"며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정 회계사는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가 갖고 있어서 기재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기억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개발로 민간사업자 중 가장 많은 1천208억원을 배당받았다.
남 변호사는 정 회계사와 대질조사받은 25일, 이날 법정에서 주장한 내용과 같이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변호사의 변호인도 "증인이 아는 바로 천화동인 1호는 누구 것이냐"고 물었다. 정 회계사는 "2020년 10월 기준으로 보면,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씨도 일부 있고 김만배 씨도 일부 있고 이 정도…"라며 말을 얼버무렸다.
변호인은 또 녹취록에 담긴 정 회계사 발언의 의미도 물었다. 녹취록에서 정 회계사는 "이재명 시장이 그거 하니까 다들 도망가는 것"이라며 "김씨가 남 변호사에게 던지고 도망가는 것 같다"고 했다.
정 회계사는 "김씨가 직접 유 전 본부장에게 돈을 주는 것은 겁이 나니까, 남 변호사를 통해 돈을 주고 본인은 빠진다는 의미로 생각했다"며 "이재명 대표가 대선에 나온다고 하니까 다들 몸을 사린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재판장이 "이재명 대표가 대선에 나오는데 왜 다들 몸을 사리냐"고 묻자 정 회계사는 "좀 걱정을 했었고,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이나 이런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최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 재판은 각 피고인 측이 돌아가며 정 회계사를 증인 신문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 측도 24일 대장동 사업의 실질적 결정권자가 이 대표가 아니었는지 추궁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증인신문 내용과 관련해 자택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영학은 자기 살길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녹취록도 자신에 불리한 것은 빼놓고 (검찰에) 갖다준 게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대장동 수익에 이 대표 지분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죄를 지었으면 흔적이 남는다 다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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