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젤렌스키 “엄청난 재앙될 것”…러 “우크라가 공격계획” 주장
▶ 미국 싱크탱크 “러, 주민대피령은 위장공격 사전작업일 가능성”

우크라이나 남부 카호우카 댐[로이터=사진제공]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수력발전소 댐을 폭파할 것이라는 경고가 제기되면서 이곳이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이어 또 다른 러시아의 '인질'이 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남부 헤르손주 노바카호우카에 있는 카호우카 댐에 지뢰를 매설하고 위장공격(false-flag attack)을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위장공격이란 공격 주체가 자신을 숨기고 적대국에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것을 말한다.
수력발전 시설이 있는 다목적 댐인 카호우카 댐은 북크림 운하와 드니프로-크리비리흐 운하를 통해 우크라이나 남부와 크림반도로 물을 공급하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곳이 폭파되면 엄청난 규모의 재앙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이곳에 대한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르게이 수로비킨 우크라이나 지역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은 지난 18일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의 카호우카 수력발전소 댐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튿날에는 러시아의 헤르손 점령지 행정부 수반인 블라디미르 살도가 주민 대피령을 내리면서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주의 수력발전소 댐을 공격할 경우 홍수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에 있는 자포리자 원전에서도 비슷한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점령한 뒤 원전 시설과 주변에 대한 포격이 끊이지 않으면서 대형 핵사고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원전을 '인질' 삼아 우크라이나의 공세를 막는 동시에 위장공격을 통해 핵 위기를 고조하면서 서방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원전 탈환을 위해 끊임없이 원전과 주변 지역을 공격하는 등 위험천만한 테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핵사고를 막기 위해 원전에 사찰단을 상주시키는 한편 원전의 안전 구역 설정과 관련해 양국의 협상을 중재하고 있으나 뚜렷한 진척이 없는 가운데 러시아는 원전 운영권 접수를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카호우카 댐을 둘러싸고도 유사한 상황이 재연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의 헤르손 탈환 공세에 몰린 러시아가 댐을 방패로 삼으면서 여차하면 대홍수가 일어날 수 있다고 위협하며 우크라이나를 비난하는 식의 전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역시 헤르손의 주민 대피령이 위장공격을 앞둔 사전 작업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최근 러시아가 대규모 공습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전력 및 수도 등 기반시설 파괴에 집중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실제 철수하는 상황이 올 경우 대형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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