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방제도 하에서 ‘민주주의 실험실’을 표방해온 주정부들이 점차 자체 정책이나 이념까지 전국규모의 거대 정당에 떠맡기며 민주주의의 퇴보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워싱턴대학(UW) 정치학교수인 제이크 그럼박은 주정부들이 ‘실험실’의 역할에 충실해 연방정부에 안전판 역할을 해주기는커녕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다른 주 정부들이 취한 정책의 성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지 않고 중앙 정당의 정책에 영합하며 정권연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럼박은 그의 최신 저서 ‘민주주의를 거스르는 실험실: 중앙 정당은 어떻게 주정부 정치를 변화시켰나’에서 특히 공화당이 주도하는 주정부들이 상대적으로 덜 민주적이고, 덜 대의 정치적이며, 시민들의 여론에도 덜 민감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2020년 캔자스주 상원 공화당 지도자는 공화당 연방의원들을 많이 선출하려면 선거구를 재조정해야하고 그러려면 우선 주의회 공화당 의원부터 많이 뽑아야 한다며 후원자들에게 더 많은 정치헌금을 요구했다.
지난해 투표절차를 까다롭게 만든 법안이 19개 주에서 통과됐는데 이들 중 17개 주의회는 공화당이 다수당이었다. 올해는 오리건, 일리노이, 네바다 등에서 민주당이 게리맨더(자당에 유리한 선거구 개편)를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다른 주들에서 공화당에 당한 손해를 만회하자는 취지였다. 그럼박은 이들 모든 사례에 중앙정당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정부 민주주의 지수’를 만들어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조사했다며 초기엔 모든 주의회(민주당 주도, 공화당 주도, 양당 분리주도)의 지수가 0~0.5로 나타났지만 말기에는 민주당 주도와 양당 분리주도의 주의회들은 지수가 미세하게 향상됐지만 공화당 주도 의회에선 거의 -1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지수는 게리맨더, 투표규제, 선거감시, 유권자 불만 처리 방법 등 51가지 변수를 근거로 -2에서 +2까지 지수를 산출했다고 그럼박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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