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이 미국에는 소비 수요의 변화를 초래하고 중국에선 봉쇄 정책을 야기하면서 두 나라 모두에서 상품 재고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소매 상품 재고는 지난달 기준으로 6천897억8천만 달러어치(한화 약 890조원)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하고 있다.
WP는 미국 곳곳의 물류창고에는 팔리지 않은 TV와 냉장고, 소파 등이 가득 차 있으며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친 미국 시장 내 소비 수요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할 2020∼2021년 당시에는 PC와 가전제품 등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산품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방역규제가 풀리면서 여행이나 외식, 공연 등 대면 서비스 부문의 소비가 늘고 상품 소비는 다시 줄었다는 것이다.
WP는 지난해 미국 유통업체들을 괴롭혔던 물류대란이 크게 수그러들었는데도 창고에 물품이 쌓이는 현상은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단순한 공급망 차질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 수요가 업계의 예상과 크게 어긋나면서 나타난 문제라는 것이다.
미국에 이은 세계 2대 경제 대국인 중국에서도 창고에 물품이 쌓이고 있다.
리서치컨설팅 업체인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중국의 완제품 재고량은 21일 이상 판매를 해야 소진될 수준이며 이는 최근 12년 내에는 전례가 없는 규모다.
여기에는 코로나19 대유행에 직면한 중국이 소위 '제로 코로나'로 불리는 봉쇄 정책을 편 영향이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의 주민들이 두 달 넘게 집에 갇혀 있는 등 주요 도시에서 고강도 방역 정책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소비는 급격히 위축했고, 창고는 물품들로 가득 찼다.
이달 들어 상하이의 봉쇄가 풀리는 등 소비를 다시 진작할 조건들이 마련되고 있지만 경제 둔화의 조짐을 지켜본 중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탄력적으로 늘릴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많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윌리엄스은 "중국의 소비자 지출이 여전히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는 미국 소비자가 살 제품 공급을 증가시켜 중국의 수출 가격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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