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CPI 2.3%↑, 15개월내 최고 12.9% 급등 생산자물가가 요인
▶ 경기부양용 통화 완화정책도 위안화 가치 3년7개월만에 최고 수출가 상승→글로벌 인플레로

중국의 제조생산 비용이 오르며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로이터]
중국에서 생산자물가 급등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전이되면서 물가 불안이 한층 악화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오름세에 중국 내 인건비 상승이 겹치면서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덩달아 위안화 환율이 초강세인 상황에서 물가 상승이 수출 가격을 높여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동기 대비 2.3% 올라 지난해 9월(2.4%)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달(1.5%)에 비해서는 1.0%포인트나 높아졌다. 둥리잔국가통계국 통계사는 “계절적 요인, 비용 상승, 산발적 코로나19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CPI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 급등했던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2.9% 상승했다. 이는 국가통계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6년 이후 최고치를 보인 지난달 상승률(13.5%)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중국 내에서는 생산자물가에 이어 소비자물가까지 오르면서 경기 침체 속에 물가만 인상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 내 물가 상승은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에 최근 인건비 오름세가 더해지면서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발전 구호인 ‘공동부유’를 달성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잇따라 올리면서 생산비 부담이 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해 중국 내 31개 성급 지역 가운데 20개 이상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단행했다”고 집계했다. 이중 허베이성이 20% 가까이 올리는 등 상승률도 대부분 두 자릿수다.
최근 긴축으로 돌아선 미국 등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만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 완화를 고집하는 것도 물가 불안을 부추긴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이번 지준율 인하는 7월에 이어 5개월 만에 다시 단행됐다.
중국 내 물가 불안이 수출품을 통해 전 세계로 전이되는 것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빨리 경제 정상화에 성공한 중국은 여전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시달리는 전 세계에 수출품을 쏟아내고 있다. 11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다. 올 들어 11월까지 누적 수출은 무려 31.1%나 급증했다.
설상가상으로 위안화 초강세는 수출품 가격을 더 올리고 있다. 인민은행이 9일 고시한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은 6.3498위안으로 2018년 5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가치는 최고)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수출 호조와 외국인 투자 증가로 위안화 강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 노이버거버먼의 에릭 크누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변화가 향후 몇 년 동안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
베이징=최수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