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 보도 “핵심 석유자산의 유정시추 추정 속도 높여 가격 올리라 압박”

엑손모빌 [로이터=사진제공]
미국의 대형 석유업체 엑손모빌이 핵심 석유·가스 자산의 가격을 부풀렸다는 직원의 내부고발이 접수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에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엑손모빌이 2017년 66억달러(약 7조3천억원)에 매입한 델라웨어 분지의 가격은 2018년 600억달러(약 66조원)로 내부 평가됐으나, 2019년 여름 엑손의 연간 개발계획에 관여한 일부 임직원들은 400억달러(약 44조원)로 하향 조정했다.
회사 측은 미 최대 산유지인 퍼미언 분지 내에서도 델라웨어 분지가 가장 유망한 곳이라고 홍보해왔다.
이와 관련해 내부고발자는 SEC에 낸 고발장에서 유정 시추 기간이 2018년 예상치보다 더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자산 평가액을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새 평가액을 개발 책임자에게 보고하자, 그는 직원들에게 떨어뜨린 가격 하락분을 "되찾아내라"고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책임자는 유정 시추 속도를 높이기 위해 "비현실적인 가정"을 적용해 가격을 다시 평가할 것을 압박했다고 내부고발자는 밝혔다.
일부 직원들은 이런 요구에 반발하면서 "이것은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제출하기도 했다. 결국 이 자산은 500억달러로 평가됐다.
여기에 불만을 제기한 직원들 중 최소 한 명은 지난해 회사에서 해고됐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이 WSJ에 전했다.
이러한 가격 부풀리기는 대런 우즈 최고경영자(CEO)가 이르면 2024년까지 퍼미언 분지 내 석유가스 생산을 하루 100만 배럴로 늘리겠다는 경영 계획을 제시한 데 따른 압박과 무관하지 않았다고 내부고발자는 주장했다. 회사의 당초 목표는 2025년까지 이곳에서 하루 60만 배럴을 생산한다는 것이었다.
내부고발자는 고발장에서 "내가 이 회사에서 아는 누구도 이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우즈(CEO)의 약속을 이행하라는 압박이 조직 내에 스며들었다"고 말했다.
SEC는 지난해 가을 내부고발을 접수하고 조사를 시작했으며, 현재 조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조사는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게리 겐슬러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이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SEC 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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