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제시니 신부, 노숙자 아침 급식 봉사 준비하다 공격받아
▶ 튀니지 이민자 출신 범인은 자수…교황 “자비의 순교” 애도
평소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헌신해온 이탈리아의 가톨릭 사제가 노숙자에 피살돼 가톨릭계와 지역 사회가 슬픔에 빠졌다.
16일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코모 지역 교구에서 봉직해온 로베르토 말제시니(51) 신부가 전날 오전 거주지 인근에서 노숙자의 흉기 공격으로 숨을 거뒀다.
사건은 말제시니 신부가 노숙자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봉사 활동을 준비하던 와중에 일어났다.
가해자는 튀니지 이민자 출신의 노숙자로, 범행 직후 경찰서까지 걸어가 자수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역 내 노숙자 시설에서 지내는 그는 평소에도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2015년 이후 지역 당국으로부터 여러 차례 퇴거 명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은 그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말제시니 신부는 노숙자·이민자 등 소외 계층을 돕는 데 큰 힘을 보태온 사제여서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을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는 지역 봉사 단체를 조직해 지난 4년간 매일 아침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등 소외된 이들과 깊은 유대 관계를 맺어왔다.
가해 노숙자도 말제시니 신부의 도움을 받아온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신부는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을 돕는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실제 그의 신자 가운데 상당수는 이민자들이라고 한다.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는 코모 호수가 인접한 이 지역에서는 지난 1999년에도 이민자의 흉기 공격으로 사제가 숨진 사례가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비극을 접한 코모 교구는 성명을 내어 하늘로 먼저 간 말제시니 신부는 물론 그를 숨지게 한 노숙자를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고, 이탈리아가톨릭주교회의(CEI)도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묵묵히 선행을 실천해온 한 사제의 비극적인 죽음에 안타까운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교황은 16일 바티칸 사도궁 안뜰에서 주례한 수요 일반 알현 말미에 말제시니 신부를 언급하며 도움의 손길을 내민 빈곤한 이에게 죽임을 당했다면서 이를 "자비의 순교"라고 칭했다.
교황은 행사에 참석한 약 500명의 신자와 함께 말제시니 신부의 안식을 기원하며 약 1분간 묵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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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계가 신부를 찌르다" 이렇게 인종논란을 일으키는 lead 를 자제해주었으면 합니다. 이 신문을 포함, 한국 신문들의 책임이 적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다른사람을 찌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