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물에 두레박을 내려 달을 길어본 적 있니
그 달을 마시고 꽃을 토해본 적 있니
그 꽃 속에 들어가 한잠 늘어지게 자본 적 있니
그 잠 속에서 꿈을 불러 엄마를 만나본 적 있니
그 품에 안겨 은하 별들을 뚝뚝 흘려본 적 있니
조길성 ‘송아지 눈 속 깊은 우물을 본 적 있니’
아버님, 밤늦도록 학원 가서 선행학습 하는 손자한테 한가로운 말씀 마셔요. 요즘엔 송아지도 아무나 만나주지 않는 거 모르세요? 현대식 축사에서 제 시간에 사료 먹고, 주사 맞아요. 눈코 뜰 새 없이 선행비육 초과달성해야 주인에게 보답하고, 아름다운 마블링 속살로 출세할 수 있어요. ‘참 맛있다’ 한 마디면 소의 일생 헛되지 앉죠. 두레박이라뇨? 지게 지고 산에 가서 선녀 며느리 보라고요? 명문대 나오면 결혼정보업체가 벨 누르죠. 꽃 속에서 늘어지게 잠 자다가 평생 백수 낮잠 자라고요? 아침저녁으로 제가 등하교 시키니, 꿈속에서는 입시 코디 쌤 만나도 서운하지 않아요. 갤럭시 캐슬이야 죽으면 누구나 다 가는 곳, 제 아들은 이 땅에서 별이 되게 할 거예요. 반칠환 [시인]
<조길성>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