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수도권으로 확산…대전 방판업체 이어 광주 사찰서도 집단감염
▶ 최근 2주 감염경로 불명 ‘깜깜이’ 환자 11.8%… “2단계로 높여야”

(광주=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이 최근 다녀간 광주 동구 운림동 한 사찰이 2020년 6월 29일 한적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종교시설과 방문판매업체 등을 고리로 비수도권에서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선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를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앞서 지난 28일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1∼3단계로 구분해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현재 국내 상황은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소규모의 산발적 유행이 확산과 완화를 반복하는 1단계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최근 며칠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발생한 집단감염이 대전 방문판매업체에 이어 광주 사찰 방문자들 사이에서도 확인되면서 지역감염 확산세는 더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더욱이 연쇄감염의 꼬리가 어디로 또 이어질지 몰라 불안한 형국이다.
◇ 광주전남 일가족 확진 '사찰 관련'…대전·부산 등 산발감염 지속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수도권에서 나오고 있지만, 대전과 광주를 비롯해 다른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연일 나오고 있다.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42명 중 30명이 지역발생 사례다. 이 가운데 21명은 수도권이지만 나머지 9명은 광주(3명), 대구(2명), 대전(2명), 부산(1명), 전북(1명)에서 나왔다.
특히 광주·전남에서 발생한 일가족 확진 사례의 경우 광주 시내 사찰인 '광륵사'와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승려와 신도, 접촉자 등 12명이 확진됐는데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감염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최초 전파자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찰과 관련해 10명 이상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찰에서는 지난 20일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 행사가 열렸고, 이후에는 면담 등으로 승려와 신도 간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에서는 방문판매업체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산발적인 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방문판매업체 4곳 관련 확진자가 78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대전외고 통학 승합차 운전기사와 그의 아내가 확진되면서 해당 학교의 수업이 원격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부산에서도 40대 확진자가 나왔는데 확진 전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해운대구 일반음식점과 주점 등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돼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 깜깜이 환자비율 12% 육박…"소규모 감염, 꼬리에 꼬리 물며 확산"
감염병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전국 확산의 초기 단계로 판단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를 높여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1단계 기준 중 하나인 '감염경로 불명 사례 비율 5% 미만' 조건은 이미 깨진 지 오래다. 최근 2주간 이 비율은 11.8%를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조건인 일일 확진자 수(지역발생 기준) '50명 미만' 조건도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규모지만 여러 곳에서 감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코로나19 확산 범위가 갈수록 넓어지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에 대해서는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단계를 올리면 그에 비례해 국민의 사회·경제적 활동에도 제약이 가해지는 만큼 일단 일일 확진자 수, 집단감염의 수와 규모, 감염경로 불명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수도권을 벗어나 충청과 호남 등 전국적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점은 우려되는 지점"이라면서도 "현재는 1단계로,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환자 발생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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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3,000명 확진 미국인데 한국 수십명 확진 불안하다고?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