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우려에도 강행했지만 충성 지지자들도 참석 꺼려…선대본부장 경질설까지
▶ 트럼프는 공세행보로 일관, 애리조나 국경장벽 방문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 번째) 대통령이 23일 애리조나주 유마를 방문, 국경장벽 200마일 건설 완료 기념행사를 가진 뒤 장벽을 둘러보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정말 ‘빨간불’이 켜진 것 같다. ‘감염병 확산’과 ‘반 인종차별 시위’란 쌍끌이 위기 앞에서도 끄떡없던 트럼프 대통령은 반전의 계기로 삼으려던 대규모 유세 흥행이 참패하자 크게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뒤로하고 강행한 야외 행사라 비난 여론만 더해지고 있다. 4년 전 톡톡히 재미를 봤던 지지층 결집 전략마저 먹혀 들지 않으면 딱히 쓸 선택지가 없다는 데 트럼프 캠프의 고민이 있다.
CNN방송은 22일 소식통을 인용해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장이 텅텅 비었다는 보도가 주말 내내 이어지자 트럼프와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 부부가 격노하며 캠프 관계자들을 추궁했다”고 전했다. 충격파가 어찌나 컸던지 이번 행사를 총괄 기획한 브래드 파스케일 선거대책본부장의 경질설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도 “유세장에 도착해 텅 빈 파란색 좌석을 본 트럼프가 참모들에게 고함을 쳤다”면서 “실망스러운 군중 동원력은 지지율이 하락하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20일 트럼프는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에도 털사 실내체육관에서 대규모 대선 유세 행사를 강행했다. 대권 재도전을 선언하는 일종의 출정식이었다. 하지만 “100만명 이상이 입장권을 신청했다”는 캠프 측 자신감과 달리 실제 군중은 7,000명 미만이었던 것으로 나타나 체면만 단단히 구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행사 당일 유세 준비팀 직원 6명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에 이어 이날도 관계자 두 명의 감염이 추가로 확인돼 “대통령이 바이러스 재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여론의 분노만 더 커진 상태다.
트럼프 캠프는 후폭풍이 거세지자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뾰족한 반전 카드가 없어 보인다. 캠프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자들이 더 안전하다고 느낄 만한 야외나 소규모 장소를 찾아보자는 정도”라며 “다음 대규모 유세까지 수주, 혹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털사 유세는 오히려 트럼프의 약점만 도드라지게 드러냈다는 평가다. 그는 세몰이를 통해 미국이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는 점을 과시하려 했으나, 충성 지지자들마저 참석을 꺼리는 모습으로 여전한 감염 공포만 확인시켰다. 때문에 곤궁한 현실을 감안해 유세 형식과 규모를 수정하자는 게 캠프의 구상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생각은 신중한 접근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캠프 측 해법과 많이 다른 듯하다. 그는 공세적 행보만 앞세우는 ‘집토끼 사수’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털사 유세에서 트럼프는 코로나19를 ‘쿵 플루(Kung flu)’라고 부르는 등 인종차별적 발언까지 동원해 중국과 각을 세웠다. 이민과 비자발급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23일 애리조나주 유마에서 진행되는 멕시코 국경장벽 완공 행사에 참석한 것도 그의 방향성을 명확히 반영한다. CNN은 “열렬한 지지자들에게 구애하는 공격적인 도박이 부동층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4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f9fonly 씨, 당신은 한인인것같은데 왜 트럼프를 두둔하나요? 공화당이라서? 아님 생긴게 맘에 들어서? 아님 골프를 좋아해서? 아님 개신교인인척 해서? 아님 백인이라서? 정말 궁금합니다. 그가 황인종 싫어하는것은 아나요?
트럼프의 툴사 유세 상황을 중계한 Fox News 의 유튜브 채널은 지금까지 250만명이 시청했고, 1시간 이상짜리 실황중계 채널들을 모두 합치니 줄잡아 5백만명이 시청했더만. 침묵하는 다수를 계속 무시하고 6천명 운운하면서 왜곡 선동하는데… 두고 보자고...
백인들이 이제는 대놓고 인종차별적인 언사를 하는 세상입니다. 트럼프가 안되면 자신들이 입지가 없어질거라는 위기 의식때문에 요즘 트럼피들이 더욱 기승을 부리지요. 바이든이 좋아서가 아니라 트럼프 재선은 절대막아야 하기 때문이니까 바이든 성에 안차도 지지 합시다. 뭐를 같다 놓아도 트럼프보다는 나을테니까요. 그리고 콩밭도 덤으로 먹이면 좋구요
투표날 까지 안심하면 안됩니다. 민주당의 승리 확률이 80% 이상이라지만 항상 반전은 있읍니다. 투표날 꼭 투표합시다. 트럼프가 4년 더 이끄는 미국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