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문에 할머니 딱 한번 거론…기자들 질문 받자 “사죄”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한국시간)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이하 한국시간기준) 자신을 향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장문의 기자회견문에 30년 동지인 이 할머니의 이름을 한 번만 거명해 거리를 두려는 모양새도 보였다.
윤 당선인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2년 국회에 진출하려던 이 할머니를 만류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의혹은 한 언론사가 공개한 윤 당선인과 이 할머니의 통화 녹취를 통해 알려졌다.
녹취록에서 윤 당선인은 "국회의원을 안 해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출마를 다른 할머니들이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이 반대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내가 만류했다고 기사가 나갔는데 구체적 정황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아마 할머니가 진짜로 국회의원을 하려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별로 중요하지 않게 받아들이고 말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정의연이 모금한 돈을 할머니들에게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 할머니의 주장도 반박했다.
이 할머니는 앞선 기자회견에서 "성금·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1992년부터 이뤄진 세 번의 대형 모금을 언급하며 "이 할머니의 지적과 고견을 깊게 새기는 것과 별개로 직접 피해자들에게 현금지원을 목적으로 모금한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정의연이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만큼 성금 전부를 할머니 지원에만 사용할 수는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10억엔이 일본에서 들어온 것도 할머니들은 몰랐다는 이 할머니 주장도 동의하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한국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한일합의를 설명했다는 걸 할머니를 통해 들었다"며 "나와 활동가들이 할머니들께 전화해 합의 전체 내용을 설명하고, 1억원을 받는 것은 할머니 자유라고 말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돈이 나왔는지 그건 내게 비밀로 했다. 말을 안 했기 때문에 나는 모른다"고 밝혔다.
이날 윤 당선인이 준비해온 33쪽 분량의 발표문 원고에는 이 할머니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이 담기지 않았다.
모두 발언에서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몰아치는 질문과 의혹 제기, 때론 악의적 왜곡에 대해 더 빨리 사실관계를 설명해 드리지 못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기자로부터 '이 할머니에게 직접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서야 윤 당선인은 사죄를 표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날 소통관에서 입장문을 발표할 때는 땀을 흘리며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지만, 발표를 마친 후 복도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땐 긴장이 풀린 듯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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