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폰지는 1903년 미국 보스턴에서 작은 광고회사를 차렸다. 그는 한 회사가 회사 소개를 부탁하며 보내온 국제우표반신권(IRC)이라는 회신쿠폰을 보자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회신쿠폰이란 만국우편연합 가입국이라면 어느 나라에서나 우표로 교환해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이다. 나라마다 회신쿠폰의 가격이 다른 점을 착안한 그는 차익거래로 고수익을 얻게 해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았다. 실제 차익거래는 없었고 나중 투자자에게서 받은 돈 일부를 앞선 투자자에게 수익이라며 돌려주는 것뿐이었다. 사기는 오래 유지될 수 없었고 그는 곧 들통이 나 감옥에 갔다. 이 사건 이후 사람들은 위에 있는 소수를 위해 아래에 있는 다수를 희생시키는 피라미드식 사기를 폰지사기라고 불렀다.
2008년 미국에서 터진 메이도프 사건은 이제껏 나온 가장 큰 규모의 폰지사기다.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까지 지낸 버나드 메이도프는 별다른 설명도 없이 매달 10%의 이윤을 돌려주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들였고 사람들은 그의 명성만 믿고 돈을 건네 피해액이 650억달러에 달했다.
국내에서는 피해액이 5조원가량으로 추산되는 조희팔 사건이 대표적이다. 조희팔은 2004년께부터 의료기기를 사면 빌려주고 고수익을 내게 해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았다. 그는 거짓말이 한계에 이를 즈음인 2008년 중국으로 밀항해 잠적했고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렸다. 2011년 경찰은 조희팔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살아 있다는 목격담이 계속 나와 재수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펀드 환매중단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는 라임자산운용이 이번에는 폰지사기에 휘말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투자자에게서 받은 2,400억원을 IIG라는 투자자문사의 헤지펀드에 투자했는데 이 회사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폰지사기 혐의로 등록취소와 자산동결 조치를 받은 것이다.
라임자산운용이 IIG의 투자기법을 확인하지 않고 투자했다면 직무유기요, 알면서도 투자했다면 사기다. 세상에 아무런 위험 없이 고수익을 내는 투자처는 없다. 사기가 사라지려면 투자자의 탐욕부터 없어져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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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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