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 지지율·박 전 대통령 석방
▶ 김 위원장 답방여부, 야권통합이 변수
내년 4월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에서 여야 중 어느 쪽이 승리할까?
요즘 이런 질문을 받으면 “총선을 5개월가량 앞둔 시점에선 총선 결과 예측이 어렵다”고 대답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선거 직전 2~3개월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 결정적으로 승패를 좌우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 총선에는 많은 변수가 있어서 승부 예측이 더 어렵다. 특히 선거 무대에서 주연과 조연 역할을 하는 인물들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뉴스메이커로는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내년 총선은 문재인정부 중간 평가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지지율로 나타나는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성적표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여론조사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대체로 대통령 지지율이 45% 이상이면 총선에서 여당이 유리하고, 35% 미만이면 야당이 선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40% 전후이면 여야가 접전을 벌이게 된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의혹 사태 와중에 한때 30% 후반대까지 떨어진 적이 있으나 요즘엔 40%대 중반쯤으로 반등한 상태이다. 향후 5개월 사이에 문 대통령 지지율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총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연말이나 내년 초쯤 사면 또는 형집행정지로 석방되느냐 여부와 석방 후의 태도가 관건이 될 수 있다. 만일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된 뒤 ‘탄핵 책임론’을 제기하지 않고 ‘반문(反文) 세력 총결집’을 외칠 경우에는 야당에 큰 도움이 된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이 자유한국당과 거리를 두고 우리공화당 등 친박(親朴) 세력 결집을 호소할 경우에는 보수 표 분산을 부채질하게 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움직임에 따라 남북관계가 어떻게 전개되느냐도 판세를 흔들 수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여부가 주목된다.
현 상황이 지속되면 김 위원장의 답방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오는 25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초청하는 친서를 보냈지만 현재의 어려운 남북관계를 고려하면 참석하기 어렵다고 북한 관영 매체가 21일 보도했기 때문이다. 또 김 위원장이 비핵화 합의를 비롯한 남북관계를 급진전시키는 카드를 내놓을 경우 민주당이 유리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반면 북한이 추가 핵실험 혹은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거나 남측을 겨냥한 각종 도발을 시도할 경우에는 민주당이 암초를 만나게 된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의 유승민 의원은 보수 통합 성사 여부를 결정한다. 보수 통합 여부는 대결 구도를 결정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 보수 시민단체 등이 하나로 뭉치는 ‘보수 빅텐트’가 성사된다면 보수 야당이 유리한 고지에서 선거를 치르게 된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유승민 의원계만이라도 통합한다면 야당은 보수 표 분산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야당 통합이 불발되고 이른바 ‘보수 빈 텐트’가 돼버리면 야권은 위기를 맞게 된다. 총선 때까지 황 대표가 제1야당 대표의 리더십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한국당 또는 통합 보수야당에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느냐도 승부에 영향을 준다.
이와 함께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대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에 체류 중인 안 전 의원이 총선 전에 귀국해서 바른미래당 잔류, 제3섹터 신당 창당, 보수 통합 합류 등 세 갈래 길 중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도 표심에 영향을 준다.
선거법 개정 여부에 따른 심상정 대표의 입지도 주목된다. 민주당과 정의당을 비롯한 패스트트랙 공조 정당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선거법 처리를 강행할 경우 다당제를 유도해 야권 통합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한국당은 어려운 구도에서 선거를 치러야 한다.
반면 민주당이 한국당의 강력한 반발 속에 선거법 처리를 밀어붙일 경우 여론 악화로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될 것이란 엇갈린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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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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