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대통령-아베 대화, 한일관계 개선 주시하는 과정서 고무적 신호”
▶ 강경화·조세영·김현종 예방서 ‘지소미아 종료 재고’ 美입장 전달

(서울=연합뉴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 외교부에 한국 외교·안보 당국자들을 만나 한미동맹 현안을 논의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19.11.6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입에서 우려했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하라는 공개적인 압박은 없었다.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총리 간의 환담 사실을 거론하며 "고무적인 신호"라며 한일관계 개선을 독려하는 모습이었다.
스틸웰 차관보는 6일(이하 한국시간기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세영 외교 1차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등을 잇달아 만났다.
연쇄 회동은 오는 23일 0시로 예정된 지소미아 종료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이뤄져 더 주목됐다.
그간 미국의 주요 당국자들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왔기 때문에 스틸웰 차관보가 이번 기회를 활용해 다시 한번 한국을 압박하는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외부로 드러난 메시지는 부드러웠다.
그는 외교부 장·차관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매우 고무됐다"면서 "이는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주시하는 과정에서 고무적인 신호(encouraging sign)"라고 말했다.
지소미아를 둘러싼 불협화음보다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긍정적인 흐름에 주목한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스틸웰 차관보도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재고되려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가 먼저 철회돼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둘러싼 논란의 해법 도출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도 주지하고 있다.
따라서 중요한 두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갈등상황을 우려스럽게 바라보는 미국 당국자 입장에서 양국 정상의 만남이 갈등 해소의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 것이다.
미국은 지소미아가 실제로 효력을 잃기까지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한일 양국이 더 노력하면 충분히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틸웰 차관보는 "한미 관계와 동맹은 인도·태평양지역 평화와 안보의 핵심축(linchpin)"이라며 한미동맹에 대한 신뢰도 재확인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강경화 장관과 조세영 차관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압박으로 느껴질 만한 발언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한국 측이 한일관계 현안을 설명하며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설명하자 이에 대해 경청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스틸웰 차관보는 '지소미아는 미국과 일본, 한국에 모두 유익하다'면서 종료 결정을 재고하기를 원한다는 미국 정부의 기본 입장을 거듭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일 갈등은 기본적으로 두 나라가 풀어야 할 문제지만, 미국도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취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발언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이런 입장에도 현재로선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번복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외교 소식통은 "아무런 상황 변화가 없는데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면 국민들이 납득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키이스 크라크 국무부 경제차관도 4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 참석차 외교부 청사를 방문했다.
두 명의 국무부 고위당국자가 함께 외교부 청사를 찾은 것으로, 강경화 장관은 이례적으로 서로 다른 용건으로 방문한 이 두 명을 함께 접견했다. 강 장관이 오전 10시부터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야 해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도 전날 방한해 이날부터 주한미군 관계자를 만나는 등 비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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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둔비 인상 요구나 화이트 리스트 배재를 철회 하지 않으면 자소미아뿐 아니라 동맹 자체가 무의미 하다 대한민국은 최전방 에서 버티고 있는데 미국과 일본이 뭐하는짓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