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읽었다. ‘아무도 안 하는 일 하기’ 체험에 관한 기사였다.
기자는 사람들이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 일들을 일부러 해본다. 예를 들면, 길바닥에 떨어져 녹고 있는 아이스크림 치우기, 버스 정류장 벤치에 고인 빗물 닦기, 무더운 날 환경 미화원에게 차가운 생수 건네기, 만원 지하철에서 “저는 OO역에서 내립니다. 참고하세요”라고 쓴 메모를 들고 앉아있기 등등이다.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고 한다. 뭘, 굳이, 귀찮게, 라는 핑계로 방관하던 일들이고, 행동에 옮기기까진 큰 결심이 필요했는데 막상 해보니 의외로 간단하고 별거 아닌 일이었다고. 대신 하고 나니 마음이 뿌듯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는 걸 들어보았을 것이다. 유리창이 깨지고 번호판도 없는 자동차를 거리에 방치했더니 배터리나 타이어 같은 부품을 훔쳐가고 더 이상 훔쳐갈 것이 없자 자동차를 마구 파괴해 버리고 주변에는 쓰레기가 쌓였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자 그 지점을 중심으로 점차 범죄가 확산되어 간 것이다.
이 이론을 거꾸로 적용한 일도 있다. 1994년 뉴욕시에서는 당시 범죄의 온상이었던 지하철 내의 낙서를 모두 지우도록 했다. 시민들은 강력범죄 소탕에 더 힘쓰지 않고 낙서나 지우고 있는 뉴욕시를 비난했다.
그러나 몇 년에 걸쳐 도시 곳곳의 낙서를 지우고 신호 위반, 쓰레기 투기 같은 경범죄를 단속했더니 신기하게도 그 과정에서 강력범죄가 줄어들기 시작해서 1년 후에는 30%, 3년 후에는 무려 80%나 감소했다고 한다.
사실 기적은 그런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사회가 좋아지는 길은 정치가나 대공사 같은 그럴 듯한 직함, 대단한 업적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 줍기나 신발 정리 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그런 작은 일들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다른 사람을 위한 따뜻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 더 작게는 친구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 고양이털을 빗겨주고 정원에 물을 잘 주는 것, 교차로 스탑 사인을 잘 지키고 보행자가 길을 건너기를 기다려주는 것, 일상적으로 매일 하는 그런 일에서부터도 나도 모르게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 하루도 순간순간 기적의 씨앗을 뿌려야겠다. 씨 뿌리는 내 기분이 오히려 더 좋아지는 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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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하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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