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규 ‘다시만든 대나무’
내가 자라면서 알던 예수님은
바깥을 좋아하시지.
낚시를 하지 않을 때는
무화과 열매를 따거나
겨자씨들을 우리에게 보여주곤 하시지.
그는 먼지 덮인 길과 평범한 참새들과
평원의 나리꽃을 좋아하시지
그가 랜턴을 들고
우리의 문을 두드리면, 우리는
신발 위에 덧신을 신고 밖으로 나가
그와 함께 양들을 먹이지.
하지만 저 설교자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그가 예수님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네
그를 믿고
그를 내 안으로 받아들이라 하네
그건 좀 믿을 수가 없는 얘기지
발톱에 밀가루를 묻힌 늑대처럼
눈먼 자를 치유하는 예수님은
말하시겠지
나무는 그 열매로 알아본다고
Shari Wagner‘농부의 아내는 이반젤리스트가 나오는 TV를 끄네’
임혜신 옮김
TV 이반젤리스트가 설교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저들은 자신이 오직 메신저여야만 한다는 것을 잊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때가 있다. 특정 종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전은 신의 거처가 아니듯 이반젤리스트는 신이 아니라는 것 말이다. 메신저가 자신이 메신저라는 것을 잊고 스스로를 신격화할 때 논리상으로 그들은 자신이 믿는 종교원리를 부인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농부의 아내는 그런 이반젤리스트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녀가 아는 예수님은 가난한 자와 병든 자와 핍박받는 자에게 맨발로 찾아와 함께 하시는 분이다. 물고기를 잡고 양을 치고 나무열매를 따시는 이이다. 진짜와 가짜를 알아보는 소박한 사람들의 눈은 깊고도 깊어 아무도 그 시야를 흔들거나 흐리게 하지 못한다. 황금을 축복하고 권력과 결탁한 종교가 고통받는 인간의 영혼을 구원할 수 있을까. 농부의 아내는 NO 라고 분명하게 대답하고 있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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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 Wa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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