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넷 서 ‘오솔길’
거짓말을 하고 그걸 믿어
언니와 몇 년 동안 말도 하지 마
하루 종일 커피 마시고
비싼 옷 사지 마
그 누구도 칭찬하지 마 그들은 자만하게 될거야
은행, 교회, 우체국을 잊지 마
만일 이런 저런 것들을 어디에 뒀는지 잊을 것 같으면
속기해놔: 이젠 아무도 속기가 뭔지 모르지
신문을 읽고 잘 살펴봐
십자말풀이는 볼펜으로 해
생각하는 것을 말하지 마
생각하는 것을 말하지 마
생각하는 것을 말하지 마
마틴의 수퍼에서 바나나 사지 마
친구가 한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잊지마
그녀가 한 말을 체크하려고도 하지 마
평생 당신의 딸을 몹시 사랑해 줘; 딸은
당신이 죽은 뒤 어느 날 알게 될거야
Marjorie Saiser ‘그녀에게 배운’ 전문
임혜신 옮김
그녀라 불리는 누군가가 우리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고 있다. 거짓말을 하고 그것을 믿으라는 첫 줄로 보아 회의적 충고가 될 것 같다. 회의적 충고는 그 반대도 똑같은, 아니 그 반대가 더 좋은 충고일 수 있다. 그녀라 불리는 누군가는 ‘마틴의 수퍼에서 바나나 사지 말라’와 같이 일상적인 충고도 하고 언니와 몇 년 동안 말하지 말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 발설하지 말라는 반사회적 충고도 한다. 가만히 읽어보니 구절구절 사람으로 살아가는 서글픔이 억눌려있다. 수동적 공격(Passive aggressive)이다.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세상 모두를 믿을 수 있고 그리고 모든 딸들이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엄마의 사랑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를 통해 본 세상의 속내가 쓸쓸하다. 임혜신 <시인>
<
Marjorie Saise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