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 시내 중심가에서 7㎞ 정도 가면 비그되이반도가 나온다. 버스로 30분쯤 걸리는 이곳에는 노르웨이와 오슬로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 산재해 있다.
특히 인류 최초로 남극점에 도착한 극지 탐험가 로알 아문센의 나라답게 선박과 관련된 곳이 많다. 그중에서 압권은 ‘바이킹 선박 박물관’이다. 여기에는 피오르(좁고 긴 형태의 만(灣))에서 발견된 오세베르그호 등 3척의 바이킹선이 복원 전시돼 있다. 가장 큰 오세베르그호는 9세기 초에 건조됐는데 노를 젓는 사람들이 35명이 넘었다고 한다.
박물관을 둘러보면 바로 짐작할 수 있듯이 오슬로는 바이킹족이 세운 도시다. 1048년 바이킹 왕 하랄 하르드로데가 도시 형태로 건설했으며 1300년대 초 호콘 5세가 요새를 축성하며 수도로 정했다.
이후 북해 발트해 연안 상업도시들의 연맹인 한자동맹의 주요 항구로 번성해나갔다. 하지만 1624년 발생한 대화재로 파괴된 뒤 주변에 신도시가 만들어지면서 오슬로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크리스티아니아로 불렸다.
그러다 1900년대 들어 도시가 팽창하고 인구가 늘어나자 예전의 영광을 되찾자는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1925년 옛 이름을 되찾게 된다.
이런 굴곡의 역사를 거쳐 북유럽 무역·상업의 중심지로 성장한 오슬로는 도시 전체가 숲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남북 약 40㎞, 동서 약 20㎞에 이르는 오슬로 총면적의 3분의2가 ‘노르웨이 숲’과 크고 작은 언덕의 녹지로 이뤄져 있다.
피오르가 움푹 들어와 있어 경치도 빼어나다.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만들어진 피오르는 오슬로 여행의 필수코스로 꼽힌다. 이런 아름다운 분위기 때문인지 오슬로는 평화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한 듯하다.
실제 1983년 8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팔레스타인 자치안에 합의한 오슬로 협정이 체결됐다. 매년 12월에는 오슬로시청에서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리기도 한다.
북유럽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슬로대에서 할 강연이 관심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새로운 한반도 평화 비전인 ‘오슬로 선언’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청와대에서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향한 한국의 여정을 설명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창의적인 평화해법이 나와 꽉 막힌 북핵 문제에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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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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