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우합작 광복군이 뿌리”
▶ “북한 6·25 공훈 모르나” 한국당 반발… 이념논쟁
서울 핫이슈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일제강점기 조선의용대를 이끈 무장독립투쟁가이면서 월북한 약산 김원봉(1898∼1958)을 언급하며 ‘좌우합작으로 이뤄진 광복군이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됐다’고 평가해 논란을 빚었다. 보수 야당은 김원봉이 해방 이후 북한에서 고위직으로 활동했다는 점을 들어 “문 대통령 발언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 도중에 김원봉 이름을 꺼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항복하기까지 마지막 5년 임시정부는 중국 충칭에서 좌우합작을 이뤘고, 광복군을 창설했다”며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 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원봉은 1919년 의열단을 조직해 반일 무정부주의 투쟁을 전개하다가 1942년 광복군 부사령관에 취임했으며, 1944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위원 및 군무부장도 지냈다. 그러나 김원봉은 1948년 월북한 뒤 국가검열상(검찰총장)과 노동상(노동장관) 등을 지냈으며 1958년 숙청 당했다. 김원봉은 북한 정권 고위직을 지낸 경력 탓에 그동안 보훈처의 국가유공자 선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문 대통령이 김원봉의 ‘공적’을 부각시킴으로써 독립유공자 지정 논란이 재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2015년 8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광복 70주년을 맞아 약산 김원봉 선생에게 마음속으로나마 최고급의 독립유공자 훈장을 달아 드리고 술 한 잔을 바치고 싶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그 해 7월에는 영화 ‘암살’을 관람한 뒤 극 중 인물로 등장한 김원봉에 대해 “정말 치열하게 무장 투쟁한 분인데, 해방 후에 북으로 갔다 얼마 있어 숙청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6·25 전쟁에서 세운 공훈으로 북한의 훈장까지 받고 북의 노동상까지 지낸 김원봉이 졸지에 국군 창설의 뿌리, 한미동맹 토대의 위치에 함께 오르게 됐다”면서 “귀를 의심케 하는 추념사였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6·25 전사자들을 뒤에 모셔 두고, 눈물로 세월을 견딘 가족들을 앞에 두고, 북의 전쟁 공로자에 헌사를 보낸 대통령이 최소한의 상식 선 안에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만희 대변인도 “보수와 진보를 나누지 말자는 대통령의 언급이 김원봉 등 대한민국에 맞선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까지 서훈하기 위한 정권의 분위기 조성용 발언은 아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차명진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 발언을 겨냥해 “이게 탄핵 대상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도 “이제 보훈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김원봉에게 ‘건국 훈장’을 주려고 시도할 것”이라며 “끝까지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청와대 관계자는 “좌우 이념 갈등을 극복하고 애국을 위해 뜻을 모으자는 취지에서 한 언급인데, 거꾸로 다시 이념 공세에 나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언급한 것을 두고 야당에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념적 공격을 해대는 것은 진중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김원봉 서훈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것”이라며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하고 6·25 전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김원봉에게 훈장을 주면 대한민국 정체성을 흔들게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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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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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의 말씀을 깊이있게 이해도 못하는 자한당 망나니들 물때만난 송사리같이 날뛰는 구나 ! 황장엽이를 국입묘지에 모셔두고 평생썩지 않는 비석을 세워 후대에 물려줄 토양을 오염시킨 자한당은 그 뿌리가 어딘고?